김우경 변호사
2007. 3. 20. 12:01ㆍ신앙간증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나는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하면서도 내가 잘나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교만이 앞서곤 했다.
그래도 초임 시절에는 세상을 깨끗하게 해야겠다는 세상적 사명감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공적으로 부딪칠 나쁜 사람이나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갈급한 마음일 것이기 때문에 주님을 전하면 빨리 전도될 것이라는 크리스천적 포부를 가졌었다.
그러나 검사 생활 첫날 피의자 조사를 하면서 전도는 뒷전이 됐다. 세상적인 방식으로 자백을 받고자 하는 마음밖에 없었다. 자백을 받아내고 돌려보낸 다음 그때서야 피의자 영혼에 대한 기도나 전도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그러나 그런 자책감도 잠시였다. 나는 적절하게 오히려 세상의 대우와 환락을 즐겼다. 교회와 예수님을 더 멀리하면서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날들이 많아졌다.
2003년 3월,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으로 발령을 받자 2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됐다. 검사 생활을 돌이켜보니 세상에 동화되어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또 20년간 전도는커녕 오히려 크리스천임을 숨기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심적 갈등을 많이 겪었다.
그때 내 믿음의 멘토이신 포항 선린병원장 이건오 장로님으로부터 기관장홀리클럽에서 성경공부를 같이하자는 권유를 받았다. 사실 억지로 시작한 공부였지만 하나님이 내 인생을 이렇게 흘려보내시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참석했다.
성경공부와 기도 가운데 뜨거운 신앙 체험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천 번이나 되뇌었던 주기도문을 고백하면서 머리에 망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성령 체험을 한 것이다.
크리스천으로서 구원을 받아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음에도 이 땅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주님의 명령인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현재진행에 참여하라는 것임을 깨달았다.
“오! 하나님, 은사를 많이 받아놓고도 내 자신을 위해서만 쓰고 있었다니….” 회개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주님을 위해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명령에 따라야 할 때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그러다가 2004년 5월 사직하고 서울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주님의 명령을 어떻게 실천할까 고민하다가 직장생활 초년병들을 지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이 흔들릴 때 믿음의 선배와 동료가 한 명이라도 위로하고 격려하며 도전을 주었더라면 직장에서도 크리스천으로서 믿음을 잃지 않고 살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2005년 6월3일 ‘청년의 뜰’이라는 기독청년단체를 뜻이 맞는 동료들과 만들고 직장 청년 크리스천에게 선배 멘토와 현장감 있는 토론을 하게 하면서 위로와 도전을 주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꽤 긴 시간을 주님은 내가 돌아올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신 것 같다. 하나님은 세상과 타협하고 있는 내게 믿음의 멘토인 이건오 장로님을 통해 위로와 격려, 도전을 주고 이를 통해 차세대 청년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주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올해는 주님과 대화하고 기도하고 의지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체계적인 절차를 알기 위해 제자훈련을 청년들과 함께 받을 계획이다. 철저하게 말씀으로 무장하고 주님을 향한 비전을 더욱 튼튼히 한 다음 ‘청년의 뜰’을 통해 이 땅의 많은 크리스천 직장 청년들과 함께 변화하고 싶다.
그래서 또 다른 20년 후에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은 지도자가 돼 우리 사회를 보다 가까운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 내 소명이다.
누구인가
1956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한양대 법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85년 대구지검과 서울고검 검사 등를 거쳐 포항지청장을 끝으로 2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쳤다. 현재 서울에서 김우경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기독청년단체인 ‘청년의 뜰’ 대표이며 사랑의교회 집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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