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체벌

2010. 5. 30. 09:48좋은 글, 이야기

자녀와 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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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한번쯤 사랑의 회초리를 든다. 자녀들에 대한 체벌의 역사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한다. 지구상에 부모와 자녀가 있는 한 영원할 것이다. 매를 드는 것이 자녀 교육의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그 즉각적인 효과를 부정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성서에서도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잠 22:15),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잠 23:14)고 까지 했겠는가?

부모들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상할 때가 있다. 화도 난다. 문제는 그 분풀이 대상이 만만한 자녀들의 몫이라는데 있다. 자녀는 하나님께서 그 가정에 주신 선물이다. 하나님의 선물을 마치 자기의 것인양 마구 대하고 함부로 하는 것은 하나님에게 대적하는 것과 같다.

밖에서 기분이 안 좋았거나 부부간에 불화가 있을 때에 자녀들에게 상습적으로 신경질을 내는 부모는 이미 부모가 될 자격을 상실한 사람들이다. 자녀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경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반드시 때려야만 한다면 그들이 잘못을 저지른 그 즉시 때려야 한다. 아이들의 나이가 적을수록 더욱더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맞으면서도 자신이 왜 맞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즉시 때려야 한다고 해서 식사시간, 여러 친척들이 있는 곳, 자녀들의 친구가 있는 자리, 예배를 드리는 교회,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공공 장소에서 매를 들어서는 안된다. 또한 낮에 어머니에게 잘못하였다고 해서 “저녁에 아빠가 오시면 이를 테니 너는 매맞을 준비나 하고 있어!”라는 공갈성 엄포는 심한 정신적인 갈등을 불러 일으킬 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가 그 권위를 잃으면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부모의 권위는 유지되어야 한다. 그 권위를 유지하려면 자녀를 때릴 때에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이런 마음가짐이 없을 때 부모의 매는 자녀들의 나쁜 행실을 좋은 행실로 바꾸기 위한 목적을 상실한 채 부모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울분을 약하고 힘없는 자녀를 상대로 터뜨리는 보복적인 분풀이가 될 수밖에 없다.

부모 스스로 자기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서 어떻게 자녀들에게 자기 조절의 능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런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공포감이 누적되고 겁쟁이가 될 뿐 아니라 그들의 마음은 반감과 불안과 혼동 속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복수심을 불태우는 꼴이 되고 만다.

또한 부모가 매를 드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녀에 대한 매질이 습관이 된다면 자녀들은 잘못을 저지른 후에도 매만 맞고 나면 된다는 생각이 머리에 남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그 자녀는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도 양심의 가책이나 하나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상처는 망각하게 된다.

후에 자녀는 일시적이고, 면죄적인 방편으로 매를 생각하게 되며 “한번만 맞고 나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아예 매를 맞을 각오까지 하면서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말도 있지만 “자주 드는 매는 부모를 망친다.”는 것을 부모는 명심해야 한다.

매를 들기 전에 부모는 아이들에게 마땅히 행할 바를 얼마나 충실히 실천했는지를 먼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잠언 1:8, 신명기 6장 4∼9, 시편 32:8, 에베소서 6:4절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매를 들고 때리려는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자녀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매는 처벌의 가장 나쁜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총명한 자를 경계하는 것이 매 백 개로 미련한 자를 때리는 것보다 더욱 깊이 박이느니라”(잠 17:10).

일단 자녀들을 때린 후에는 때린 시간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자녀들을 위해서 할애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때린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자녀들에게 용서를 구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 자녀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를 드리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자녀들도 먼저 부모 앞에 자신에 대한 용서의 말문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수에 대한 스스로의 긍정은 결국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시인과 함께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된다. 이 마음이 바로 자녀들을 성숙으로 인도하는 자극제가 된다.
/김항안. 목사·. 한국교회정보센터
 
/창골산 봉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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