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현금으로 주세요.

2012. 4. 27. 17:22신앙간증

"사모님! 우리 이사 가는 날이 6월 28일이에요. 그 떄는 보증금 1억원을 내주실 수 있는 거지요?"

"그럼요~! 걱정 마세요".

"그 돈은 천만 원짜리 수표 10장으로 챙겨주세요".

 

이층에 세를 들어 사는 사람이 매일 아침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내게

확인하는 대화의 일부이다.

'소중한 사람들'은 중림동센터를 구입할 때 많은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숙자들에게 매일 밥을 주고, 예배를 드리고, 진료하고, 옷과 생필품을 나누다보니

건물 전체를 임대할 형편이 아니었다

 

건물 주인들은 노숙자라는 말만 들어도 임대를 거절했다

그래서 우리는 빚을 지고, 다른 사람도 세를 들어 살고 있는 보증금이 남아있는 건물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건물 이층에 임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 된 것이다.

 

건물이 온통 노숙자들로 넘쳐났다.

아무리 통제해도 이층까지 막무가내로 뚫고 들어가는 노숙자들도 있었다.

이층 사람은 계약만료 기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빚을 진 상태로 건물을 구입하였으니 중도에 보증금을 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부동산에 집을 내놓아도 집을 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들은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모양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나에게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돈 한푼 없는 나에게 '천만원짜리 수표 10장으로 주세요'하면 그대로 주님께 보고했다

'주님! 6월 28일까지 천만 원짜리 수표 10장으로 달라고 하네요.'

 

"사모님, 우리 이사가는 날이 6월 28일이에요, 그 날에는 보증금 1억원을 내줄 수 있는 거지요?"

"그럼요~ 걱정마세요."

"그럼 그 돈을 오백만 원짜리 수표 20장으로 주세요."

 

'주님, 6월 28일까지 오백만 원짜리 수표 20장으로 달라고 하네요.'

 

백만 원짜리 수표로 100장, 십만 원짜리 수표로 1000장...매일 아침마다 수표의 단위가 달라지면서

내게 수시로 확인하던 한달이 지나 6월 26일이 되었다.

 

"사모님! 모레 아침에 우리가 이사하는데 보증금을 내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걱정마세요."

"그럼 그 돈을 현금으로 주세요."

 

'주님! 내일 모레까지 현금으로 1억원을 달라고 하네요.'

 

나는 노숙자를 사랑하는 주님이 반드시 보증금을 주실 것을 믿었다,

6월 26일이 되니 아무 걱정없이 생글생글 웃던 나도 밥을 먹은 것이 체할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하루 종일 '주님!! 1억원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네요' 라고 기도했다.

 

그 날 오후, 중보기도로 봉사하는 한 집사님이 나를 찾아와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집사님의 아버지가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광림교회 장로님이셨다.

 

장로님은 자신의 어려운 문제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몇가지 질문을 하셨다.

노숙자를 돕는 일을 시작한 동기와 사역을 하는 나의 태도, 사역의 목표와 사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노숙자를 돕는 일은 책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를 출간하면서 수익금을

주님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람을 위해 전부 사용하겠다고 서원하면서 시작됐다.

그 기도를 했을 때, 내 눈으로 확연히 보게 된 사람들이 노숙자였다.

그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다.

 

나는 그들이 행패를 부리고 심한 욕을 하면  "사모님! 나 너무 아파요"라는 말로 들린다.

그들을 향한 긍휼한 마음과 사랑이 느껴지면, 주님도 그 심정을 함께 느끼시는 것만 같다.

 

내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탁월하게 해 줄수는 없지만 노숙자들의 곁에 항상 있을 것을 다짐했다.

몸이 아파도 서울역에 나가 그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이 예수를 영접하고 새 가정을 회복하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해 서울역에 더 이상 노숙자가 없기를 소원한다.

 

주님은 한 영혼에 대한 사랑과 소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다.

하나님이 그들을 얼마나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시는지 깨닫게 해주고, 노숙자들에게

존귀하게 대하고 싶다.

 

이런 내 대답을 듣고 있는 장로님이 눈물을 흘리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더니 아내인 권사님을 불렀다.

 

"여보 ! 그것 갖고 와요."

권사님은 화장품 가방을 들고 나오셨다.

 

"사모님! 제가 이번에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님께 1억원을 헌금하겠다고 서원했어요. 처음에는 교회와 이곳저곳 여섯군데로 나누어 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새벽기도 가기 전에 꿈을 꿨어요.

중요한 제 서류 가방이 우리 교회 강대상 위에 놓여 있었어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 왔는데, 강대상으로 올라가 내 서류 가방을 열어보더니

'나누지 마라!."고 하셨지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기도 갈 시간이었어요.

새벽기도에 가서 그 꿈을 묵상했어요. 체면이나 명예에 따라 여기저기 나누는 것은 순수한 드림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왔어요.

주님 앞에 어느 곳에 주어야 하는지 기도했어요.

 

그래서 오늘 하루 종일 여섯 군데 기관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성령님께서 사모님이라는 확신을 마음에 주시네요.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주님은 왜 1억원을 현금으로 준비시키셨을까요?

무겁고 불편한데 말입니다."

 

화장품 가방에 가득 담긴 현금 1억원을 건네받으면서, 내 눈에는 주체 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출처 : 하나님의소유된백성
글쓴이 : 순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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