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사는 목사님

2013. 3. 31. 20:24좋은 글, 이야기

담배사는 목사님

 

 

 

동네가게에 담배를 많이 피운다고 소문난 목사님이 계십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담배를 사러 다니는 목사님,
알고 보니 그 목사님은 노숙(露宿)인들을 대상으로
사역하시는 교회의 목사님이셨습니다.



돈을 주면 담배뿐만 아니라 술을 함께 사서 마시는 노숙인들이
걱정이 되어 아예 직접 담배 심부름을 하신답니다.
교회의 모든 재정을 노숙인들의 자활(自活)에 사용하고

본인은 틈틈이 막일을 다녀 생계를 유지하시는 그 목사님은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구십도 가까이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시고
늘 웃음을 지으시는 분이십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늘 싱글벙글이신 그분의 교회 예배분위기는
과히 난민 집단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칠년의 목회 생활을 통해 단 한명의 재활을 성공했다는 목사님,
인간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나 한계를 느끼며
주님 앞에 무릎 끓는다는 그 목사님의 고백을 통해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은
“목사님, 지금까지 섬겼던 모든 분들이 목사님을 통해 주님을 영접했을 거예요.”

긴 장화 신고 설거지 하시던 사모님,
“그렇겠지요, 장로님? 아마도 그 분들이 다 예수님 품으로 돌아왔을 거예요.”
화장 곱게 하고 예쁜 옷 입고 예배드리고 싶었을
젊은 사모님의 얼굴에 오히려 감사의 웃음을 발견하고 잠시나마 진동하는
노숙자 특유의 냄새 때문에 얼굴 찌푸렸던 연약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봄이 완연한 주말에 왜 그 목사님이 생각났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토요일,
부산 시청 앞 광장에서 밥을 펐을 <밥퍼 나눔 운동본부>의 사람들이 생각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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