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7. 11:19ㆍ좋은 글,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꼴등
우리나라 지방의 한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가을이 되자 재소자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20년 이상 복역한 모범수들의 가족이 초청된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오랜 기간 갇혀 생활해오던 재소자들에게도
그리고 자식이나 남편,
아버지와 떨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들에게도
체육대회는 가슴 설레는 행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교도소 운동장에서는 축구 경기를 시작으로
여러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팀을 나눠 모래주머니 들기, 배구, 족구, 줄다리기를 했고
2인 3각 달리기와 합동 줄넘기 대회도 있었습니다.
어찌나 열심인지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은
함성 소리와 열띤 응원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드디어 운동회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 경기인,
어머니를 등에 업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효도 관광 달리기 대회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로 팀의 승패가 나눠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푸른 수의를 입은 참가 선수들은 출발선에
쪼그려 앉아 어머니 앞에 등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분위기가 숙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들의 눈물을 닦아주느라
당신 눈가의 눈물을 닦지 못하는 어머니,
아들의 여윈 등이 안쓰러워
업히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는 어머니.
그나마 달리기를 시작한 선수 역시 조금이라도
더 어머니를 업고 싶어 천천히 걸어가기만 했습니다.
누구도 1등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단지 어머니를 업고 있는 시간을
단 1초라도 더 늦추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모든 선수가 꼴찌를 하고 싶어했던
이 이상한 달리기 경기는
그렇게 푸르른 하늘 아래서 펼쳐졌습니다.
『아침공감』<그대 아침> 제작진 /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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