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모욕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2017. 8. 20. 19:08신앙간증

나는 모든 모욕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졸업반인 우리는 중국 베이징으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수학여행을 보다 의미있게 보내자고 해서 친구들과 콘서트를 준비했다. 만리장성, 천안문 광장, 자금성 같은 곳에서 합창 공연을 하는 것이다.

 담당이었던 아마토 선생님은 뉴욕대학교(NYU) 출신에다 능력이 있으신 분이어서 중국 정부에 연락해서 정식으로 공연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졸업반이 합창단으로 구성이 돼서 중국에 가서 공연을 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모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토요일 저녁에 ‘하드락카페 베이징’이라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갔다. 음식도 맛있었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는 최고였다.

 친구들과 신나게 즐기고 있는데 아마토 선생님이 일어나셔서 우리를 주목시켰다.

“여러분, 내일 두 번의 앙코르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내일은 주일이고 교회에 가야 한다. 만약 앙코르 공연에 못 가게 된다면….’

 아마토 선생님은 나와 여동생을 가장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분이었다. 우리도 그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했다.

 ‘내일 교회에 간다고 하면 선생님한테 미움을 받을 텐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여기까지 와서 미움받고, 욕만 듣고 끝나면 어떡하지?’

 두려움이 일어났다. 그러나 잠시 후 내 안에 이미 굳건히 자리한 가치가 생각났다.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에게 좋게 하랴? 그래, 인정을 못 받아도 좋다. 내가 사람에게 좋게 하려 한다면 하나님의 종이 아니다. 지킬 것을 지키자.’

 나는 일어나서 선생님께 가서 말했다.

“선생님, 저는 내일 교회에 가야 합니다.”

 선생님은 내 말을 농담으로 아시고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하하하! 여기는 중국이야. 교회는 없어. 예배는 네 방에서 드려. 하나님은 방에도 계셔.”

“선생님, 처음부터 주일은 아무것도 안 한다고 말씀하셔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습니까? 내일 제가 예배드리도록 허락해주십시오.”

 선생님은 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를 내셨다. 친구들이 나를 카페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리고 마구 욕하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래서 내가 크리스천을 싫어해. 꼭 분위기를 망쳐놓는다니까.”

 “모든 전쟁의 원인이 크리스천 때문이야.”

 “너만 아니면 네 하나님은 오늘 칭찬받았어. 너 같은 배타적인 기독교 신자 때문에 내가 하나님을 싫어하는 거야.”

 나는 모든 모욕을 참고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30분쯤 후에 선생님이 밖으로 나오시더니 내게 한 마디를 하고 가셨다.

 “네 마음대로 해.”

 다음 날 교회에 갔다가 오후 3시에 호텔로 돌아왔더니 아마토 선생님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누구보다 친했던 선생님이었는데 그날 이후 한 마디도 나눌 수 없게 되었다.

 그 수학여행 이후로 우리 학교에서 주일에 하는 모든 행사가 없어졌다. 이를 통해 나는 깨달았다.

 세상은 오히려 과격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과격하게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과격하게 세상을 섬기는 기독교 과격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신학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도 이런 말을 했다.

 “하늘나라를 사랑하는 자는 많으나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쫓아가는 자는 적으며, 위안을 고대하는 자는 많으나 괴로움을 갈망하는 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분의 잔치에 동참하려는 자는 허다하나 금식에 함께할 자는 적다.

 모든 이가 그분의 즐거움에 참예하고 싶어는 하지만 그분을 위해 어떤 고난이라도 기꺼이 받으려는 자는 극히 드물다. 떡을 떼는 데까지 예수님을 쫓는 자는 많으나 고난의 잔을 마시는 데까지 이르는 자는 소수다. 그분의 기적을 경외하는 자는 많으나 십자가의 치욕에까지 그분을 따라가는 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지식이나 은사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눈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눈을 두려워하는 올곧은 사람, 주님만이 나의 구원이시고 도움이시며 생명이심을 알고 하나님만을 붙드는 타협 없는 믿음을 가진 사람을 원하신다. 그런 자가 가는 길은 넓은 길이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 좁은 길이다.

                                                                                                                                   

 - 철인, 다니엘 김


 자료/ⓒ창골산 봉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