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0. 12:12ㆍ좋은 글, 이야기
오래 전 가족이 한국에 갔을 때입니다. 한국은 한 번 갈 때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변해 있었습니다. 내가 한국에 있었을 때인 23년 전에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5년마다 강산이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촌놈이 서울에 올라 와 여기 저기 구경하느라 정신없는 것처럼 이곳저곳 구경하느라 정신없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행단보도에서 둘째 아이가 신호등에 붙어 있는 벨을 누른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벨을 누르자 앞을 못 보는 장애인을 위한 신호 설명이 나왔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가 나자 우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신호에 서 있던 사람들은 아이가 장애인을 위한 벨을 가지고 장난치는 줄 알고 인상을 썼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둘째 아이는 호주에서처럼 길을 건널 때는 당연히 신호 벨을 눌러야 하는 줄로 알고 눌렀던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까 불현듯 내가 처음 아내와 함께 호주에 처음 왔을 때의 일이 기억났습니다. 호주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저녁이 되어 출출하기도 하고 또 적적하기도 하여 시드니의 밤거리를 걸어 보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조금 걷다 보니 Central Station이 눈앞에 들어왔습니다. 굉장히 큰 역이라 그 안을 들어가 구경하기로 하고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 섰습니다.
나와 아내는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를 않았습니다. 우리는 신호등이 고장이 났나 보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빨간 신호등에서 그냥 막 건너기에는 건널목이 너무 길고 차들도 무섭게 달렸습니다. 또 ‘동방의 신사의 나라(?)’에서 온 내가 공중도덕쯤은 지켜야 한다고 나름대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몇 십 분이 지났는데도 신호등은 좀처럼 바뀌지를 않았습니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몇 분 전에 내 앞을 지나갔던 택시가 다시 내 앞으로 지나가면서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댔습니다. 속으로 호주가 백호주의 나라라고 하더니 동양인이라고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나를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몹시 기분이 상해있는데 마침 길을 건너려던 행인이 내 옆에 서더니 신호등에 붙어 있는 벨을 꾹 하고 눌렀습니다. 그러자 1분도 안 돼 빨간 신호등이 푸른 신호등으로 바뀌고 그 사람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내 앞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택시 기사 아저씨는 우리가 계속 길을 건너지 못하고 신호등 앞에 서 있으니까 신호등 사용법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하고 친절하게도 다시 돌아와 나에게 신호 벨을 눌러야 한다고 손가락으로 설명을 해 준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나는 손가락질 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백호주의니 뭐니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것입니다. 호주는 신호 벨을 누르지 않으면 신호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것을 안 나와 아내는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생의 신호등 앞에서 건너야만 하는데 푸른 신호등이 켜지지 않아서 꼼짝없이 건너지 뭇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차들이 내 눈 앞에서 쌩쌩 달리듯 장애물들이 내 앞을 가로 막고 있어서 건너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들을 멈추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나를 삼키려고 몰아치는 풍랑을 잠재울 방법이 있습니다. 나를 태우려고 달려드는 불바다 속에서 털끝만큼도 상하지 않을 방법이 있습니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태산을 평지로 만들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옮겨주지 못하는 장애물들을 치울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그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시91:15)
하나님께서 간구하면 응답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구하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찾으면 찾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 장애물을 걷어 주시고 태산을 평지로 만들어 주시고 불바다를 꺼주시고 풍랑을 잠재워 주시고 우는 사자와 같이 달려드는 마귀들을 쫓아내 주시고 환난 가운데서도 건지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직까지도 주저하며 망설이고 계십니까? 내 앞에 있는 기도 벨을 누르기 바랍니다. ‘STOP’되어 있는 나의 인생이 축복의 길로 활짝 열려 ‘GO’하게 될 것입니다. 나를 넘어뜨리려고 ‘GO’하고 있는 악한 모든 것들이 내 앞에서 ‘STOP’하며 멈춰 서게 될 것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4:6-7)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칼 럼 필 자 |
김해찬목사 호주 시드니 하나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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