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고개 숙입니다

2010. 11. 11. 09:57좋은 글, 이야기

내가 먼저 고개 숙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주말인 토요일을 이용하여  취미삼아 이것저것 배우면서 나름대로 값지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 번 토요일에는 천안에 있는 어느 교회에서 강의가 있어 함께 수강하는 동료들과 가지 않고 아침 일찍 천안행 전철을 타고 먼저 출발했습니다. 강의가 있는 교회는 저희 친정과 가깝기 때문에 친정 부모님을 먼저 찾아뵙고 친정어머니가 해 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고 밑반찬 몇 가지를 싸 들고 오후에 있는 강의를 들으러 그 교회에 갔습니다.

 

      도착하니 동료들도 와 계시더군요. 저는 두 번째 그 교회를 가 보았고 담임 목사님은 세 번 정도 만나 뵈었습니다.

그 지역에서 태어나 인근에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이셨습니다. 두서없고 부족하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은 목사님의 모습에서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렸기 때문입니다. 그 교회는 대학교 옆에 약간 언덕쯤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야말로 도심 속에서 자연과 벗 삼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교회였습니다.

 

   어느 곳이나 주님 모신 곳이 천국이라고 하지만 그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정말 아늑한 푸른 풀밭 같은 느낌이었고 강 팍한 마음도 녹여버릴 것처럼 정말 평온함이 느껴졌습니다. 목사님이나 성도님들이나 얼굴에서 온화함이 느껴졌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말로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참으로 따스함과 포근함이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목사님의 성품이 참으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먼저 배려 해 주시는 모습에서 따뜻한 주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성도들과 주말을 이용하여 봉사활동도 함께 하시고 가벼운 취미 활동도 함께 하시며 모든 성도들과 소통하시는 목사님이셨습니다.

 

    광명으로 올라오는 길에 목사님이나 그곳 성도님들의 배웅 또한 따스했고 목사님께서 진심으로 성도들을 살피시고 또 극진히 섬기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 일행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진심을 다하는 모습 정말 멋진 목사님이셨습니다.

 

     돌아오는 완행 전철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 안에 때로는 대접 받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교회에 장년은 별로 없고 청년들이 많다보니 뭔가 모를 균형과 조화가 좀 이뤄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인사도 잘하지 않은 청년들을 볼 때마다 울화통이 치밀어 오기도 했습니다.

 

    주일마다 밥도 해 먹이고 이것저것 나름대로 챙겨 주기도 하는데 몇 몇 청년들을 제외하고는 멀뚱멀뚱 얼굴만 쳐다보고 인사도 하지 않으며 또 무거운 짐을 끙끙 들고 가도 ‘집사님! 제가 좀 들어 드릴께요.’ 하는 청년들 찾아보기도 어렵고 괜한 화풀이를 엉뚱한 사람에게 퍼부을 때도 있었습니다. 교회 안이나 교회 밖이나 똑 같다면서 ‘내가 청년이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라며 울분을 참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교회 밖에서 버스를 타면 젊은이들이 의자에 앉아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를 안고 타는 승객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모습 보면서 속으로 욕했는데.......하여간 천안에 있는 그 교회 목사님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비교를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거울이 되어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저 먼저 인사하지 못하고 남이 내게 먼저 인사해 주기만을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이 제 안에 너무나 컸습니다. 성숙하지 않은 장년의 모습입니다.내가 먼저 고개 숙여 진심으로 반겨주고 내가 먼저 손 내밀어 진심으로 맞이해 주리라 다짐을 합니다.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내가 먼저 고개 숙이렵니다.

 

      교회 안에서는 세상의 학벌이나 지위가 필요 없다. 라고 말하면서도 제 자신이 먼저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나이가 좀 더 먹었고 그래도 오랫동안 섬기는 교회 집사인데 왜 청년들은 버릇(?) 없이 인사를 잘 하지 않는지.......

늘 불평과 불만이 쌓여가다 보니 오히려 청년들을 봐도 제가 먼저 고개를 돌려 버리기도 했습니다. 매일매일 반성하며 사는 것 같아도 허점투성이입니다.

 

    언제 쯤 철들지 몰라도 그 목사님을 보면서 따스한 그리스도의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면서 더불어 따스함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른 봄부터 수고하여 뜨거운 뙤약볕에서도 굴하지 않고 수고한 농부의 결실들을 보았습니다. 누런 황금들이 제각각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주님이 기뻐하실 것 같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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