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1. 10:18ㆍ좋은 글, 이야기
그 날이 오기 전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8년 전 이맘때인 2월 18일 저녁 때 나는 저녁 식사를 하며 호주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보다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뉴스를 보며 식사하는데 갑자기 ‘South Korea’라는 앵커의 말에 나의 귀는 솔깃했고 바로 나는 눈을 크게 뜨고 화면을 응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화면에 등장한 것은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뿜어대는 시커먼 연기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그 주변에 아수라장이 된 채로 몰려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그 장면을 본 순간 한국에도 무시무시한 테러가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2년 전에 미국에서 ‘9.11테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테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미친 사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정신질환자의 소행인 ‘대구지하철 방화 대참사’였습니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께 대구광역시 성내동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남자가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는 휘발유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졌습니다. 이 불로 12량의 지하철 객차를 모두 태워 뼈대로 남기면서 출근을 하기 위해 직장을 향하던 시민들과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를 향하던 학생들 192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특히 방화가 일어난 열차가 역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열차가 미처 그 상황에서 멈추거나 비상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화재지점으로 들어오다 전기까지 끊어지며 인명피해는 더 컸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구지하철 참사의 사건 정황입니다.
참사를 당하기 전 가족들과 통화했던 내용과 문자들이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며 모든 국민들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이 끔찍한 참사에 안타까워했습니다. “엄마! 어떻게 해. 앞이 안 보여. 빨리 구해줘.”“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사랑해!!” “아버지, 구해 주세요. 문이 안 열려요.” “아버지, 불효자식을 용서하세요.” “여보, 먼저 가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여보, 아이들을 부탁해.”
이것은 지하철에 갇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휴대폰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피 토하는 애절한 절규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말들을 통화한 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처절한 상황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서서히 죽음을 맞는 그들에게 자기 자신이 아무 힘도 되어 줄 수 없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더 큰 마음의 상처로 지금까지 남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참사는 ‘지옥’일 것입니다. 지옥에 가서는 아무리 살려 달라고 애원해도 소용없습니다. 지난 날 잘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과거를 뉘우치고 지금부터는 잘하겠다고 다짐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사랑한다고 수백 번 외쳐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가 있습니다.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 부자는 부족한 것이 없이 자신의 삶을 향유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그 부자는 지옥으로 가고 거지 나사로는 천국으로 갔습니다. 그 지옥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곳인지 아브라함에게 나를 긍휼히 여겨 나사로의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에 넣어 달라고 사정합니다. 애타게 절규하는 부탁이 거절당하자 부자는 다시 한 번 사정합니다. 내 형제 다섯이 있는데 제발 나사로를 나의 집에 보내 나의 사랑하는 다섯 형제는 이곳에 오지 않게 말해 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그 부탁 또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절당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이들이 이런 끔찍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합시다. 한 번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지옥 불에 가기 전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지옥의 참상을 전합시다. 살려 달라고 아무리 발버둥 치며 애원해도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그곳에 사랑하는 이들이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사랑하는 이들에게 예수를 전합시다. 그 날이 오기 전에…….
텔레비전을 통해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그때 내가 왜 막지를 못했나.’하고 자신을 질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전동차가 중앙로 역 구내에 진입하기 바로 직전에 방화범이 라이터를 자꾸 켜려고 해서 “당신, 지금 뭐하냐? 위험하니 그만하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때 내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뺐었어야 했는데. 내가 그를 막기만 했다면 이런 끔찍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인터뷰 내내 그 사람은 마치 자신이 죄인인 양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연신 눈물만 흘리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1079호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령실에서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것을 막지 못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때 사령실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깨닫고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기만 했더라도 1080호 전동차에 탔던 수많은 승객들의 목숨은 살렸을 것입니다. 사령실에 있던 직원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승객들은 119로 불이 났다고 살려 달라며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때 119에서 침착하게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 주고 또 문을 수동으로 열고 전동차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알려만 주었어도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는 되었을 것입니다. 119에서는 자신들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것 같아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앞에는 대구 지하철 참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재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례요한은 요한복음 3장 26절에서 “아들을 믿는 자는 영생이 있고 아들을 순종치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고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증거해 주고 있습니다.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아니하는 자들 머리 위에는 지금 무시무시한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지 않는다고 팔짱을 낀 채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고 있다는 사태의 심각성을 교회는 깨닫고 세상 사람들에게 나팔을 불어 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지금 하나님의 진노가 바로 머리 위에까지 와 있다고 외쳐야만 합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다급하게 임하는 그들에게 피할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는 알려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 영혼이라도 더 구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개인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진노를 막지 못한 책임을 교회는 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지옥불로 떨어지고만 나의 가족과 친구와 이웃에 대해서 나 자신도 나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 날이 오기 전에…….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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