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위암 판정을 받은 후 1년반을 옆에서 병실을 지키는 동안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때 나는 불교 신자였고, 하나님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환자 아내의 이름은 ‘정자’였다. 그 남편은 위암 환자로 장이 완전히 막힌 마지막 상태였는데 갑자기 “정자야! 무서워! 나를 데리러 왔는데 너무 무서워!” 하며 울부짖었다. 그러곤 “같이 죽자! 너무 무서워서 혼자 못 간다” 하며 팔로 자기 부인 목을 힘껏 조이며 숨을 쉬지 못하게 했다. 며칠 후 심박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다가 그는 눈을 뜬 채 고통 속에 임종했다.
나의 남편이 보면 두려워할까 봐 귀를 막아주고, 커튼을 쳐 보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미 나와 남편에겐 죽음의 공포가 덮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공황 상태가 되었다. 당시 우리에겐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죽음임을 그때 정확히 알았다.
어느 날 밤에 남편이 자는 나를 갑자기 발로 찼다. 놀라 잠을 깼는데 남편은 울면서 화를 냈다.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얼마나 불렀는데 왜 대답하지 않았냐, 너무 무섭다, 나를 데리러 왔다’며 울부짖었다. 그 후 두 번 더 그런 일이 있었지만 영적 세계를 몰랐던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나는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찾았다. 누가 교회를 다닌다는 말만 들리면 바로 병실로 데리고 와 기도해 달라고 했고, 원목실 전도사님도 계속 찾아가서 기도 부탁을 했다. 남편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나의 이런 간절한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셨다. 어느 날 병원에서 전도를 하던 한마음교회 언니 한 분이 병실로 찾아왔다. 언니는 “하나님이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셨는데 그분의 이름이 예수님이고 그분이 우리 죄 때문에 죽으시고 부활하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부활’이라는 두 단어가 너무도 선명히 내 귀에 들렸다. “부활? 뭐야? 그럼 죽음이 끝이 아니잖아! 그럼 예수님이 하나님이잖아!” 나는 예수님을 남편과 같이 영접하겠다고 했다.
그때 남편은 동공이 거의 풀려 있는 상태였지만 너무도 간절한 눈빛으로 복음을 들었고, 우리 부부는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했다. 순간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고 마음에 평강이 바로 임했다. 부활이 죽음을 삼켜 버렸다. 그리고 2주 뒤 남편은 환하게 웃으며 소천했다.
장례 후 언니와 함께 한마음교회에 처음으로 갔다. 목사님 설교 중에 당신 장모님 얘기를 하시면서 예수님께서 ‘내가 너보다 네 어머니를 더 사랑한다’고 하셨다고 했는데 나에겐 그 말씀이 ‘지은아! 내가 너보다 네 남편을 더 사랑한다. 지금 나와 함께 있다’로 들렸다.
그때, ‘아! 이 사람 천국 갔구나! 내가 나중에 가서 만나면 되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너희 아빠 천국 가셨어. 나중에 우리가 가서 만나면 돼!’라고 말해주었다. 마음에 평강이 임했다. 부활의 복음이 나와 남편과 아이들을 살렸다.
이지은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