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나된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다"
하나님의 은혜를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신묘막측" 이라 말하고 싶다. 세밀하시고 자상하시고 그리면서 엄하시고 냉정하시고 철저하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의 깊이와 넒이와 길이와 높이는 가히 헤아릴 수 없다.
맹장부분에 주먹만한 덩어리가 생기면서 시작된 10여년 동안의 숨가쁜 투병의 삶은 내 인생 각본에 없었던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얼마나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쳤던가. 독이 퍼지듯 온몸을 아프게 하는 통증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의학적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고 병원문을 나설때 그때의 마음은 이루말 수 없이 복잡했었다.
결국 하나님를 향한 처절한 부르짖음이 시작되었다. 절규하듯 호소하며 애원하며 다시한번 기회를 달라고 울부짖었다. 몸은 야윌대로 야위고 병세는 병세대로 악화된 상태였지만 소망이 있었다. 하나님이 나의 친 아버지시기에 겁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별다른 응답없이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할만큼 한것 같은데 역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금식하고 철야하며 생명걸고 기도하는데도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참고 인내했다. 하나님의 때가 있을 것이라 믿고 스스로 믿음을 독려하며 견디어나갔다. 시간은 점점 더 흘러갔다. 점점 마음에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시간이 흐러갔다. "한번만 살려주시면 이 생명 다 바쳐 죽도록 충성하겠습니다. " 순교자의 마음으로 하나님께 호소하며 애원하였다.
그래도 응답이 없자 불안했던 마음이 서서히 불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섭섭함과 서운한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고통은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고 견딜 수 있는 인내는 한계를 느끼면서 급기야 원망의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럴수 가 있을까, 이렇게 기도하고 이렇게 몸부림치고 있는데 이럴 수 가 있을까" 원망이 올라오면서 의문과 의심의 마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정말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신가"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를 징계하신다고 말씀하셨다. 고난속에서 늘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던 말씀이었다. "그래 하나님은 나를 더 크게 쓰시려고 연단하시고 훈련하시는 것이지"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하나님의 사랑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일까 " 연단과 훈련처럼 느껴지질 않았다. 사람 잡으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속에서부터 패역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따지기 시작했고 덤벼들기 시작했다. 얼마나 분하고 억울하게 느껴지던지 하나님이 보이는 분이라면 멱살을 잡고 한판하고 싶었다. 하나님이 이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 나는 하나님이 잔인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고통속에서 몸부리며 울부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 이렇게 하실 수 있을까. 지나가는 객이라도 이러지 않을텐데"
싸움은 계속되었다. 처절한 전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싸울 힘마져 없어지고 말았다. 결국 하나님앞에 마지막 고백을 하게 되었다. "내 생명을 거두어 주옵소서" 더 이상 싸울 힘도 기도할 힘도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드린 마지막 기도였지만 사실은 하나님을 향한 마지막 도전이었다. 생명의 주권자를 향해 스스로 생명을 접고자 하는 마지막 항변이었다.
그런데 막상 인생을 접으려 하니 내 자신이 너무도 비참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내 인생이 끝나는 것인가, 꽃 한번 펴보기 못하고 이렇게 시드러 가야 하는 것인가" 분하고 억울하고 하나님이 그렇게 원망스럴수 없었다. "그래 이렇게 갈 수는 없다. " 갈 땐 가더라도 왜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하시는지 그 이유라도 알고 가야겠다." 하나님과 담판을 지어야 겠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그때부터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을 가지고 응답할 때까지 금식하며 기도하리는 마음을 가졌다. 살아있으나 이미 마음으로는 목숨을 포기한 상태였다.
하나님의 때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드디어 하나님의 때가 도래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소망도 믿음도 기운도 아무것도 없는 때였다. 인간의 한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마음이 움직이고 심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안을 여시사 내 자신의 실체를 보게하셨다. 포장된 모든 것을 벗기고 믿음의 실체, 인본의 실체를 보게하셨다. 회개가 터졌다. 기적이 일어났다. 원망,패역했던 입에서 통회자복이 일어났다. 그동안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삐뚤어지고 믿음없는 삶을 살았는지가 깨달아지면서 겉잡을 수 없는 회개가 계속되었다.
이때부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 시작했다. 내 자신의 잘못되고 삐뚤어진 부분을 깨우치시기 시작했다. 버리고 청산하고 돌이키고 매일 매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인생의 방향을 수정하고 궤도를 바꿔나갔다. 그런데 히한하게도 내 속이 변화되는 것만큼 육신의 병이 치료되었다. 하나님의 고치는 역사는 4-5년간 계속 되었다. 잘못된 것을 계속 깨우치시며 돌이키게 하셨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죄인이며 악질이며 파렴치한 자인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하나님 이라도 이런 나를 그냥 두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이 고쳐지는 것만큼 몸이 계속 호전되었다. 얼마나 정확하게 역사하시는지 그때부터 병을 낫게해 달라고 별도로 기도하지 않았다. 그런데 4-5년이 지난후 단계적으로 치료해오신 하나님이 깨끗하게 병을 치료해 주셨다. 할렐루야!!
지금와서 생각하면 꿈같은 시간들이다. "고난받는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도다". 이제 이 말씀이 실감이 난다. 정말 고난의 시간을 통하여 내 자신의 정체와 실체를 알게 되었다. 정말 삐뚤어진 그 모습 그대로 목사가 되었더라면 어떻게 됬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고난의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알게 되었다. 그 극심한 고통을 통해서라도 사람다운 사람, 목사다운 목사를 만드시려고 포기하지 않고 역사하신 하나님의 사랑앞에 무릅을 끓을 뿐이다.
사람이 무엇이며, 인생이 무엇이며 ,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 하나님이 어떤 분이지, 내 할 일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것같다. 오직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다. "나의 나된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다 "
#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노인복지시설인 <은혜의집>에서 무의탁노인 80여명을 섬기며 생활하고 있다. 지금도 매주 목요일 여주에 있는 은혜의집에서 봉사하며 일하고 있다. 그리고 몇군데서 성경공부을 지도하며 받은바 은혜를 서로 나누며 함께 하나님의 일을 받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형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