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사공이시라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에서 학교에서 마을까지 돌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 같았다.
자갈밭을 가로질러 생긴 도로를 저벅거리며 걷다보면 자신의 발자국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더러는 알지 못하는 들짐승 소리에 머리끝을 세우며 가슴을 움츠렸었다.
스쳐가는 바람소리에 흥얼거리던 찬송가를 멈추기도 하고 두려움이 엄습할 때에는 주머니 속의 십자가를 움켜잡았었다.
이러한 밤길을 걸어본 사람들은 안다.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홀로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하지만 아무리 어두운 밤길이라도 누군가 동행하는 이가 있다면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편안해진다. 설령 그가 어린 아이여도 말이다.
어쩌다 시골 장에서 돌아오는 어른들의 무리에 섞여 올 때나 부모님이 마중이라도 오신 날에는 아무리 어두운 밤길이라도 그 길은 더 이상 음침한 골짜기가 아니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함께 하시는 주님 까닭에 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다윗의 고백에서 어두운 밤길을 걷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내 인생의 험한 골짜기에서 동행하시는 이가 주님이시라면...
흉흉한 바다를 지나가지만 주님이 사공이시기에 두려워 않는다는 찬송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다윗의 고백과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이 사공이시라면... 타고 있는 배의 크기가 상관없고, 삐걱거리는 낡은 배라도 걱정이 없으리라.
거친 파도가 일어나 내 삶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나도 더 이상 허둥대지 않을 이유도 주님이 사공이시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그 모양과 크기가 어떠하든지 다윗의 고백이 오늘 나의 고백이 되고 내 인생에 끊임없는 위로가 되길 기도한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23:4)
흐르는곡 / 주님의눈물
그래도 예수 믿으세요..믿어보니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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