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의 믿음

2005. 11. 18. 16:20신앙간증

“선한 사람 위한 싸움이었다”…‘조지 W 부시의 믿음’ 통해 본 신앙과 정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땅을 밟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독실한 신앙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면서 보여줬던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세계인들로 하여금 그가 기독교 근본주의에 바탕을 둔 호전적이고 위험한 인물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부시 대통령은 진실로 거듭난 믿음의 사람인가,아니면 ‘십자군 의식’을 갖고 있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인가?’ 이같은 질문에 대해 ‘조지 W 부시의 믿음’(The Faith of George W Bush)을 쓴 유명 전기작가 스티븐 멘스필드는 “부시는 정치적인 행위를 신앙적 토대에서 풀어나가는 믿음의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한글로 번역된 이 책은 부시 대통령의 신앙과 영적 경험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멘스필드는 시종일관 부시가 복음에 입각한 신앙인이라고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젊은 시절 방황했던 부시 대통령은 40대에 들어서 하나님을 체험한 이후 “믿음이 나를 자유롭게 했다”고 외치며 생활의 중심에 하나님을 모셨다. 그같은 절대적인 신앙이 이라크 전쟁 같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까지도 하나님의 뜻에 근거했다고 밝히는 계기가 됐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 명문가 출신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청소년 시절 울타리 속에 갇히기를 거부하며 술과 파티 등으로 방탕한 생활을 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 바버라 여사는 아들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했고 아버지 부시는 아들의 뺨까지 때렸다. 자유분방했던 부시 대통령은 석유회사를 차리는 등 사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했으나 하나님과의 거리를 좁히지는 못했다.

그러던 그가 결정적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1985년 대부흥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만나면서부터. 가족 휴양지에서 그는 그레이엄 목사의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고 새로운 결단의 시간을 갖게 됐다. 물론 그 이전에 로라 여사와 결혼한 뒤 다시 교회에 나가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였다”고 고백했지만 그레이엄 목사와의 만남으로 비로소 참된 신앙을 갖게 됐다. 그는 훗날 “그레이엄 목사님 만남은 내게 신앙의 새 의미를 갖게 했다. 그 날은 내 몸과 마음을 예수님께 헌신했던 의미 있는 전환의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그 날 이후 부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손색없는 행동를 보였다. 젊은 날 즐기던 술,쾌락과는 완전히 절연하고 하나님과 성경 중심의 삶을 살아나갔다. 특히 텍사스 주지사와 대통령이 된 후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의 발언들은 한 권의 어록으로 묶어도 될 정도이다.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 이후 많은 사람이 부시 대통령의 고집과 급한 성격,호전적인 성향을 들먹이며 비판했으나 그는 자신의 모든 판단과 행위들은 신앙적 결단이라며 초연한 입장을 보였다. 사실 북한 인권에 대한 부시의 결연한 태도도 물론 신앙적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신앙을 기초로 각국을 ‘악의 제국’이라고 판단하는 그의 태도는 미국 신앙인들 사이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부시 대통령이 진정 어떤 인물이었는가에 대한 판단은 지금 당장 내릴 수는 없다. 적어도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신앙적 결단이라고 강조하지만 그 신앙적 행위가 하나님의 큰 뜻과 일치하는지는 좀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