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생활은 하나님이 주신 채찍… 정대철 前 의원

2006. 4. 18. 10:53신앙간증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고난과 연단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도 그 과정을 겪고서 제 인생을 새롭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5선 의원으로서 현 정부의 산파역을 하고도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 혐의로 1년4개월간 옥고를 치렀던 ‘비운의 정치인’ 정대철(62) 열린우리당 전 고문은 요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고난을 겪은 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음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억울해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하나님이 제 인생에 개입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의 고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마음으로 용서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쪽지 한 장에 30여명씩 명단을 써놓고 한명 한명에 대해 하나님의 긍휼과 축복을 간구했습니다.”

정 전 고문은 당시의 쪽지 10여장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명단 속 인물들은 대부분 본인의 잘잘못을 떠나 힘든 생활을 하던 이들이다. 그리고 그는 철창 속에서 성경과 신앙서적을 두루 읽었고 특히 제롬 머피 오코너의 ‘바울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롭게 눈을 떴다.

“책을 통해 바울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사도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바울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으로부터 번역을 제의 받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안 해본 일이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도 컸습니다.”

정 전 고문은 바울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 그리고 교회에 대한 개념을 새로이 정립했다. 그는 바울 신앙의 특성을 체험 중심의 신앙,예수 중심의 신앙,거듭남의 신앙,선교 중심의 신앙으로 요약했다. 그 가운데 그는 거듭남의 신앙에 큰 감명을 받았다. 뒤늦게나마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저는 신실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일을 핑계로 신앙생활을 등한시한 것이 사실이죠.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 채찍을 들었습니다. 더 심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로 해준 하나님께 고마울 뿐입니다.”

사실 정 전 고문에게 신앙 이야기를 듣는 자체가 이상하다. 부모인 정일형 이태영 박사로부터 믿음을 물려받은 그는 성장 과정에서 하나님과 교회 중심의 삶을 살았다. 특히 8선 의원을 지낸 부친은 감신대 교수를 지낸 목회자였다. 거기다 그 자신이 젊은 시절 하나님의 권능을 확실히 체험한 간증까지 갖고 있다.

“대학 4학년 때 폐병으로 요양원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께서 성경을 통독하면 낫는다고 하기에 세 번을 통독했습니다. 그러자 기적같이 병이 나았습니다.”

정 전 고문은 신학적으로도 상당한 경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도소에 있을 때만 무려 500여권의 신앙서적을 독파했다. 할머니 때부터 남산감리교회를 섬겨온 그는 “깊이 있고 풍성한 신앙생활을 하려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