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되죠?” 카메라 앞에 앉은 주인공이 물어 온 첫마디. 말이 끝나자마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받은 듯 얼굴 가득 웃음을 피운다. 2006년 한 해를 마감하며 「빛과 소금」이 만난 송년호 얼굴은, 바로 일본 팬들 사이에서 ‘지우 히메’로 불리는 탤런트 최지우. 드라마 <겨울 연가>의 유진 역으로 국내 팬들은 물론 일본, 아시아 팬들까지 눈물바다로 만든 최지우는 2004년 한국언론인연합회 제 4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2005년 제 41회 백상예술대상 한류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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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이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생각에 마음 든든해요." ⓒ김선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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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 이후에도 많은 작품을 했죠.”라는 그의 말처럼 올 한 해도 그는 일본에서 드라마 <윤무곡>으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바로 그 일본에서 “저도 하나님을 사랑합니다”라며 크리스천으로서 신앙 고백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월 말 선교전문방송 CGN TV 일본 개국 행사에서였다.
그는 “모태신앙이지만 이제야 성경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마음을 잘 다스리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촬영을 하고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얼마 전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며, 하나의 큰 계획 속에 움직인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은 휴식하고, 삶이 펼쳐지게 하십시오.”
한 해를 마감하며 새로운 시간들을 준비하면서 자신에게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르기에 기도하고 있다는 그의 고백에 잔잔한 노랫소리가 울린다. “He will make a way for me. He will be my guide.” 길을 따라 걷는 자로, 생애 처음인 듯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Q. 올 한 해도 한류 스타로서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 어떠셨어요?
반갑습니다. 올해가 유난히 바쁘지는 않았어요. 일본 드라마 <윤무곡>으로 3월까지 일본에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영화 홍보하느라 상반기까지 바빴고, 그러고나서 3~4개월 동안 휴식 기간을 가졌어요. 물론 외부 스케줄이 간간이 있긴 했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휴식 기간이라고 할 수 있죠.
Q. 일본 내 조사를 보면 한류 여배우의 선두로 최지우 씨를 꼽는데요. 어떤 부분이 일본인들에게 사랑받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일본에 첫선을 보인 것이 드라마 <겨울 연가>예요. 일본 분들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좋아하는데, <겨울 연가>가 그분들의 정서와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드라마 극본이나 연출이 워낙 출중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최지우가 아니라 누가 했어도 사랑받았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처음이 항상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겨울 연가>가 국내 드라마로는 일본에서 거의 첫 작품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일본 분들이 더 많이 사랑하고 기억해 주는 것 같아요.
Q. 최근 일본이나 아시아권에 나가면 처음 진출했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시죠?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서가 아니라 어떤 책임감을 느끼실 것 같은데요.
처음엔 너무 많이 놀랐어요. 그저 한때의 한류 바람이려니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않다는 걸 느껴요. 팬들의 사랑이 쉽게 식지 않고 오래 지속돼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크세요. 그래서인지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데 더욱 신중해져요. 한국 팬은 물론 외국 팬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요.
Q. 얼마 전에 일본 CGN 개국 예배와 집회에 참석하셨는데요. 어떻게 참석하게 되셨나요? 일본에서 반응이 상당히 뜨거웠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참가를 결정하기까지 3개월 정도를 고민하고 기도했어요. 솔직히 제 신앙은 아직 너무 작고 여려서 그런 집회에 설 만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주윗분들의 기도가 아니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 분들은 제가 일본에 간다고 하자 만사 다 제치고 일본까지 따라와서 절 응원해 주셨어요.
Q. 다녀오시고 나서 어땠나요? 지우 히메가 ‘크리스천’으로 선 거잖아요.
너무 좋았어요. 막상 가니까 너무 은혜로웠고요. 목사님 말씀도 너무 좋았고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같은 크리스천으로서 그분들에게 아주 작은 힘이라도 되었다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뜻대로 이끌어 주시겠지요. 제가 일본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이 된 것도 이런 섭리 가운데 이뤄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 저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뭔가 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닌가 싶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녀와서 너무 맘이 편했어요. 하지만 며칠 지나자 또 예전의 저로 돌아가더라고요. 그래서 성경 공부 때 목사님께 그랬어요. “목사님, 속상해요. 너무 은혜로웠고 좋았어요. 그런데 전 제가 일본에 다녀오면 정말 은혜롭고 달라져서 성령 충만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며칠밖에 안 가고 똑같아요.” 그랬더니 목사님께서 “자매님 그게 정답입니다. 자매님 지금 그 마음이 뚫고 가 버리면 마음이 터질 거예요. 그럼 자매님 지금 신학대학 가셔야 해요. 지금 자매님에게는 신학대학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힘이 되는 것이 자매님 인생이에요” 그러시더라고요. ‘아 맞다 그렇구나’ 했어요.
Q 성경 공부는 언제부터 하셨어요? 사실 일반인들도 매주 성경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한 9개월 된 것 같아요. 쉬고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에요. 특히 드라마를 했다면 스케줄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 외 다른 스케줄은 충분히 조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Q 성경 공부 해 보니까 어떠세요. 물론 모든 멤버들이 친분이 있는 분들이라 더 즐거웠겠지만요.
제가 모태신앙이라 어렸을 때부터 주일에는 교회 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어요. 근데 그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절실함이 없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되기 쉽거든요. 저희 가족 중에는 목사님이 많으세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님이 사촌오빠고요, 고모부도 목사님이시고, 남부산교회 염원식 목사님은 작은 외할아버지시고요. 이렇게 저는 교회와 하나님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긴 하지만 제가 어떤 특별한 계기나 간증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 게 아니라서 신앙이 늘 미지근했어요. 그런데 일을 쉬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가정을 꾸려야 할 나이도 됐고, 갈수록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하나님을 간절하게 찾아야 할 이유들이 너무나 많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씀을 듣고 배우고 경험해 보자 결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또 성경 공부 멤버 모두 시간이나 계기가 딱 맞았고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고 너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마태복음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계속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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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데이 크리스천에서 진실한 신앙인으로 돌아온 최지우 ⓒ김선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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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신앙이 깊어지면서 하나님이 자신을 일본에서 지우 히메로 활동하게 하신 어떤 뜻이 있다고 보시나요?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일본을 가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고요. 예전에는 혼자서, 그것도 자유스럽지 못한 환경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 마음이 굳건하기 때문에, 그리고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면 제가 이 일로 인해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갔는데 상처받는 일은 주시지 않을 거야’ 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함께 한 매니저들도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뻤어요.
Q. 다른 한류 스타와 신앙인으로서 일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어떤 점에서 신앙인 최지우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사실 아직까지 그렇게 크게는 생각을 못했어요. 일본 집회도 갔지만 그분들 앞에서 제가 신앙 간증을 할 만하지는 못해요. 그래서 목사님께 “저는 간증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하자 목사님께서 “자매님, 지금 상황에서는 자매님이 같은 크리스천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요” 하시더라고요. 제 본분은 연기자니까 제게 신앙적으로 그 사람들을 변하게 할 힘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부족해서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크리스천이라고 커밍아웃했기 때문에 행동이 조심스러워진 건 사실이고요. 조금 더 힘을 가지고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올 한 해를 돌아보며 특별히 감사한 일들이 있다면요.
제가 늘 하는 바람이 있어요. 항상 작년만큼 올해, 올해만큼 내년, 이렇게 큰 변화 없는 것이 오히려 감사해요. 어찌 보면 너무 평범하지만 늘 변화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게 되고 해외에서도 그렇고요. 나름대로 저에게 상을 준다면 올해 담대한 마음으로 일본에 가서 부족하지만 신앙 간증을 했다는 것에 상을 주고 싶고요. 항상 오늘만큼 그런 느낌에 감사해요.
Q. 누구보다 일본을 경험해 보셨으니까 일본인들에게 전도할 때 주의할 점이나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냥 서서히 다가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피해주거나 부담스러운 말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거든요. 반면 다신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의지할 곳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전도의 필요성은 시급한 것 같아요. 그냥 힘이 되어 주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말 한마디라도 “하나님 감사합니다”고 말하는 것, 그리고 밥 먹을 때 기도하는 것. 사소한 것에서 복음을 전하는 거지요.
Q. 자기 성장과 연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은 주로 마음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요. 성경 공부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소수 인원이다 보니 상담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언제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해요.
Q. 2007년 연기자 최지우로서 그리고 크리스천 최지우로서 다양한 비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기도제목으로 삼고 있는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부모님이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올 여름에 어머니께서 많이 안 좋으셔서 하용조 목사님을 찾아뵙고 조언도 얻고 또 목사님께서 기도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배우자를 위한 기도(웃음). 성경 공부 멤버들 중 저만 혼자 싱글이거든요. 당연히 믿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요. 배우자 기도는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해서 아주 자세하게 쓰면서 기도하고 있어요. 그리고 좋은 작품으로 다시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해요.
글 송민희 기자 / 사진 김선태 객원기자
*기사는 <빛과소금> 12월호 내용 전문으로서 <빛과 소금>의 허락하에 재게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