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서부터 하나님을 신뢰하라
2006. 12. 14. 12:09ㆍ신앙간증
허드슨 테일러
"우리 주님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이
그대를 인도하고 계심을 항상 기억하라"
그 주 주일은 매우 행복한 날이었다. 늘 그랬듯이 나의 마음은 축복으로 가득 차서 넘쳐흘렀다. 아침 예배에 참석한 후, 오후와 저녁에는 자주 방문해 친숙해진 도시 최하층민들의 하숙집들을 돌며 전도 사역을 펼쳤다. 그럴때 나는 마치 천국이 발 아래 펼쳐져 있는 듯 행복했고, 그러한 사역을 통해 내가 느낄 수 있는 기쁨의 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날 밤 10시경, 나의 마지막 사역을 끝마칠 즈음, 한 가난한 사내가 자기 아내가 죽어가고 있다며 함께 가서 자기 아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즉시 승낙했고, 그의 집으로 가는 길에 왜 가톨릭 사제에게 기도 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의 어투에서 그가 아일랜드계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그렇게 했지만, 사제는 18펜스를 지불하지 않으면 갈 수 없다며 그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 가난한 사내는 그만한 돈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그의 가족은 굶주리고 있었다. 그의 말은 즉시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고는 오직 반 크라운짜리 동전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었다. 게다가 오늘 저녁은 내가 늘 저녁으로 먹던 묽은 오트밀 죽이 준비되어 있고, 내일 아침까지는 가지고 있던 음식으로 그럭 저럭 때울 수 있겠지만, 저녁부터는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내 마음 속에 흐르던 기쁨의 물결이 잠시 멈추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 자신을 책망하는 대신 나는 그 가난한 남자에게 그가 설명한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상황에 이를 때까지 문제를 방치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빈민 구제소에 도움을 요청했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이미 그렇게 했고, 내일 아침 11시까지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내가 오늘밤을 넘기지 못할까봐 두려웠다고 대답했다. 나는 "오, 내가 단지 이 반크라운짜리 동전 대신에 2실링과 6펜스만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래서 이 불쌍한 사람에게 그 중 1실링만이라도 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기뻤을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 크라운만 가지고 있던 내 처지는 이런 생각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하나님을 믿을 수 있도록 실제로 2실링과 6펜스가 생기는 상황을 잠시 꿈꿔 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주머니 속에 돈 한 푼 없어도 오직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믿음에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사나이는 나를 어느 골목으로 데려갔다. 나는 그 곳에 대해 약간 신경이 쓰였다. 나는 전에도 그 곳에 가 본 적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 곳에 방문했을 때, 나는 전도 책자를 모두 찢기는 다소 거친 대접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나는 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사역을 수행하는 중이었고, 그의 뒤를 계속해서 따랐다. 그가 이끄는 대로 지저분한 계단을 올라 초라한 방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 내 눈앞에 펼춰진 광경이라니! 그 곳에는 네 명 내지는 다섯 명의 가난한 아이들이 서 있었다. 그들의 홀쭉한 볼과 야윈 몸은 그들이 겪고 있는 굶주림의 실상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남루한 침상에는 가난하고 탈진한 아이들의 어머니가 누워있었다. 그녀 옆에는 모든 기운이 소진되어 운다기보다는 차라리 끙끙대는 것처럼 보이는, 태어난 지 36시간된 아주 작은 아기가 함께 놓여 있었다. '아, 반 크라운 대신 내가 2실링과 6펜스만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들에게 1실링과 6펜스만 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아직도 그 비참한 불신자들은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주어버릴 만큼의 충격을 주지 못했다.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도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비록 상황을 절망적이지만, 절대로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되며, 하늘에는 온유하고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 하나님이 계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속에 있는 무엇인가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 위선자야, 네 앞의 불신자들에게는 하늘에 계신 온유하고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스스로는 반 크라운이 없이도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 만큼 준비되어 있지 못하구나!' 나는 거의 숨이 막힐 뻔했다. 나는 얼마나 2실링 6펜스만 있었더라면 하는 자신의 욕망과 쉽사리 타협했던가! 가령 2실링이 내게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6펜스가 주어지지 않는 한 나는 여전히 온전히 하나님만을 신뢰할 수 있을만큼 준비되어 있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웠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기도하는 일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그 즈음 기도하는 일은 나에게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도할 때는 전혀 지루함을 몰랐고, 할말이 없어 어려움을 겪지도 않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안도감은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동일하게 다가왔다. 나는 그 사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내게 여기로 와서 당신의 아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지요? 그러니 이제 기도합시다." 그리고 나는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로 시작되는 기도말을 시작할수가 없었다. 내 안에 있는 의식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히 네가 하나님을 불러? 주머니 속에는 반 크라운짜리 동전을 계속 쥐고 앉아 감히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러?' 그러한 마음 속의 갈등은 이전에는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런 기도를 어떻게 계속 할 수 있으며,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말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어떤 기도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심한 마음의 갈등을 느끼며 일어서고 말았다.
그 가난한 아이들의 아빠는 나를 보며 말했다. "선생님, 보시다시피 저희들은 정말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저희들을 도우실 수 있다면, 제발 그렇게 해주십시오!" 바로 그 때,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 속에 들려 왔다. "그가 원하는 것을 주라." 그 말 속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나는 천천히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어 반 크라운짜리 동전을 꺼내 그 남자에게 주었다. 그러면서 그 남자에게 이 돈을 주는 것은 나로서는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에 비한다면 나는 상대적으로 훨씬 부유한 사람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에게 준 그 동전은 내가 가진 것의 전부였다. 내가 그에게 말하려고 한 것, 하나님은 진정한 우리의 아버지이시며 믿을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은 진실이었다. 내 마음 속으로 엄청난 기쁨의 물결이 밀려들었다. 그 감동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축복을 가로막던 모든 장애물은 사라졌다. 모두 사라졌다. 나는 하나님을 영원히 믿는다.
그 가난한 여인의 생명이 구원받았을 뿐만 아니라 내 생명도 함께 구원받았음을 나는 깨달았다. 무엇인가가 깨어져 나갔다. 아마도 깨어져 나간 것 같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서 은혜롭지 못한 부분은 정복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과 맞서던 내면의 악은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날 밤의 일을 잘 기억하고 있다. 하숙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의 마음은 깨끗하게 비어 버린 호주머니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인적이 끊긴 채 텅 빈 거리는 내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부르는 찬송 소리로 메아리쳤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예의 그 묽은 오트밀 죽을 먹었다. 나로서는 그것을 왕자의 만찬으로도 바꾸어 놓을 수는 없었다. 나는 성경 옆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말씀에 따라 가난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던 한 인간을 기억해 주실 것을 기도했다. 나는 하나님께 내가 그 가난한 사람에게 '융자해 준 돈'을 장기적인 것으로는 하지말아 주십사 부탁했다. 당장 내일 저녁이면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아무런 걱정도 없이 평화롭게 그 밤을 푹 쉬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식량이 다 떨어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했지만, 아침 식사가 채 끝마쳐지기도 전에 우편배달부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부모님이나 나의 친구들 대부분은 토요일에 우편물 발송하는 것을 자제했기 때문에 나는 월요일 아침에 우편물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하숙집 여주인이 앞치마에 물기를 닦으며 편지 한 통과 소포 꾸러미를 들고 들어왔을때 얼마간 놀랐다. 편지 봉투를 살펴보았지만, 누구의 필적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필적은 위조된 것처럼 다소 이상했고, 소인은 얼룩져 있었다. 누가 보낸 것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편지 봉투를 뜯자 그 속에는 아무런 편지도 들어 있지 않았다. 다만 안에는 어린이 장갑 한 짝처럼 접힌 흰 종이가 들어있었다. 신기해 하며 접힌 종이를 펼치자, 그 안에서 반 파운드짜리 금화 하나가 굴러 나와 방바닥에 떨어졌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는 외쳤다. "12시간 만에 투자한 것의 400퍼센트로 갚아주셨다. 정말 높은 이자이지. 헐에 있는 장사꾼들이 이렇게 높은 이자로 자신들의 돈을 빌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반가워할까!" 나는 그때 그 자리에서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은행'에 내가 번 모든 돈을 저축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에 대해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나 자신이 얼마나 자주 그때의 일을 돌이켜 생각했는지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내 평생에 걸쳐 모든 도움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를 찾아왔다. 우리가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더 큰 삶의 시험 속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과 힘을 반드시 얻게 될 것이다.
728x90
'신앙간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나님! 카드깡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0) | 2006.12.14 |
|---|---|
| 주님의 옷자락에라도 스치고픈... (0) | 2006.12.14 |
| "천당번호?...3927번이여" (0) | 2006.12.14 |
| 개그맨 이혁재 성도(내리감리교회) (0) | 2006.12.02 |
| 안악골의 호랑이 김익두 목사님의 영성을 사모하면서... (0) | 2006.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