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2. 14. 12:17ㆍ신앙간증
주님의 옷자락에라도 스치고픈...필자: 김춘자 집사
1997년 겨울 제 아들 언준이가 신일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일 때입니다. 평상시처럼 학교를 갔던 언준이에게 점심시간쯤 되어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나 혀가 이상해. 한약방 가서 침이라도 맞아야 할 것 같애. '저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일단 오라고 하고 아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다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엄마, 담임 선생님이 꾀병 부리지 말고 두어 시간 있으면 수업이 끝나니까 기다리다가 가래' 저는 너무 걱정이 되어서 '엄마가 갈게.'라고 했지만 아들은 수업 다 마치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전화를 끊고 한약방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언준이가 힘겹게 친구들에게 부축을 받고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들과 저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한약방에 가서 진단을 했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안면근육마비증'이라고 합니다. 한약을 먹으며 침을 맞으면 나아질 것이라고 해 한약을 지어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은 구토를 하기 시작해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계속 헛구역질과 구토를 일삼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마침 집에 도착한 남편과 함께 응급실로 나섰습니다. 언준이는 온 몸에 힘이 빠져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저와 남편이 부축을 해 눕혔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엠알아이를 찍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들으라면서 '아드님은 뇌종양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종양이 생긴 부위도 아주 힘든 곳이어서 수술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는 숨도 쉴 수 없었습니다.
무작정 화장실에 들어간 저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었습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자고 다짐은 하였지만 언준이 옆에 가려고 하면 또다시 흘러나오는 눈물에 도저히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또다시 화장실로 발길을 옮겨 울고 또 다짐하고 또 울고 ..... 어렵사리 발걸음을 옮겨 아들 옆에 가서 서 있는데 인턴 5명이 번갈아 가며 같은 방법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언준이를 진료하는데 언준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졸이며 응급실에서 밤을 지냈습니다. 아침이 되자 응급실에서 입원실로 옮기고 정밀검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의사는 뇌를 엠알아이 사진을 내보이며 '숨골암'이라고 하면서 언준이는 많이 살아야 6개월밖에 살 수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 박사님 방을 나와 아무 생각 없이 눈물을 흘리며 걷기 시작하였고 끝없는 눈물을 흘리며 병원 주변을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보다 못한 간호사는 저에게 그만 우시라며 '왜 자녀를 하나만 나으셨어요'라며 위로를 했습니다. 자리를 오래 비운 것 같아 미안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얼굴과 표정으로 병실에 들어갔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언준이는 어디갔다 왔냐며 제대로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말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 또 눈물이 나서 또 병실을 나가서 또 울고 또다시 들어가고...
병실 밖에서 저는 언준이의 사촌형을 끌어안고 울며불며 '동욱아, 어떡하니? 언준이는 6개월밖에 못산대....어떡하니?' 그렇게 계속 눈물만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몇 번을 그러고 나서는 이러면 안 되지 하며 굳게 마음을 먹고 언준이 사촌과 병실에 들어갔습니다. 언준이에게 힘든 모습을 안 보이려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우리 부부는 어떻게 해서든지 언준이의 병을 고쳐보려고 S대학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또다시 여러 가지 검사를 시작하였고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해 했습니다.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수면 해면종'이라는 약간은 희귀한 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은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감마나이프'라는 레이저 수술을 권유했고 저희 식구는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고 있었기에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맡기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믿음 생활을 하던 저의 모습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언준이를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총괄하시고 어루만져 주신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믿음이 단단하게 굳어지고 두터워질수록 언준이만 생각하면 이제는 나오던 눈물보다, 눈에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언준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내가 하나님을 붙잡으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진심을 다한 기도였습니다. 전 절실하게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걱정과 두려움에서 희망과 용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의지할 곳이라고는 우리 하나님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에 문득 열두 해를 혈루병으로 앓던 여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옷자락을 만짐으로 깨끗함을 받았다는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전 하나님의 손길이 언준이게게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이어진다면 언준이의 병이 다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 마음속에 목사님과 악수라도 하고 싶고 옷자락이라도 스치게 되면 그것을 언준이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성도들과 인사하시는 목사님의 뒷모습만 보면서 눈물로 인사를 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의 옷자락을 만진 여인처럼 간절한 마음이 늘 있었으나 순간 저의 죄가 너무 많아 추하고 더러운 이 죄인이 감히 어디에 손을 뻗겠나하는 생각에 죄스러운 마음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 자신의 죄만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간절한 마음에 당시 교구 목사님이셨던 최광순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목사님, 언준이가 뇌종양이래요. 6개월밖에 살 수 없대요..... '하면서 기도를 부탁드렸고 그 이후 저는 새벽기도와 주일 예배를 열심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예배 도중 성도님들께 기도를 부탁하시고는 끊임없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성경 말씀도 잘 알지 못하고 주일마다 교회를 나가는 게 전부였던 저였는데 어떻게 12년을 혈루병으로 앓던 여인이 생각난 것인지 또 그 여인이 행했던 행동을 하려고 했는지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할 때 차량으로 봉사해 주신 분들, 새벽기도와 철야예배 때 중보기도해 주신 목사님과 모든 성도님들, 그리고 집에서 교회 갈 때, 교회에서 집에 올 때 언준이를 태워주신 장로님..... 이러한 고마우신 분들이 계셨기에 제 아들이 회복되어 살 수 있었습니다.
6년이 흘러 언준이는 너무나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그 당시에는 꿈도 꿀 수 없던 대학에 합격했고 졸업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과, 하나님을 붙잡고 살아가는 고마운 교우 여러분들의 덕택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진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면 분명히 응답해 주시는 우리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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