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순절 기간에 심도 있게 나 자신을 성찰해 봅시다

2009. 3. 27. 17:43좋은 글, 이야기

이번 사순절 기간에 심도 있게 나 자신을 성찰해 봅시다


   간혹 신문에 이민 경찰이 어느 지역들을 급습해 불법체류자들을 연행해 갔다는 기사를 보곤 합니다. 그러한 기사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미어질 듯 아프고 쓰립니다. 살아 보겠다고 고국을 떠나 남의 나라에 와 마음고생까지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비자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는, 그저 남의 일처럼 넋 놓고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특히 그 사람들 중에 한인이 포함되어 있으면 남의 일 같이 쉽게 넘겨 버리지를 못합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빌라우드 수용소에 온 뒤 급하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으면 마치 그것이 내 문제인양 밥알이 곤두서고 식은땀이 흐릅니다. 수용소에 방문하여 기도하여 주고, 위로 해 주고, 사식을 넣어 주고, 단순한 법적 도움을 주는 것 외에 어떠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수용소 문을 나서는 자신을 바라보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이 호주 땅에 살면서 영주권을 얻기까지 어떻게 해서든 가지 말아야할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빌라우드 수용소입니다. 철조망이 이중으로 쳐져있는 수용소에 감금되어 참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그곳에서 견디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 그 곳을 한 번 방문했다고 해서, 아니면 신문지상을 통해 처참한 그 곳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해서 그들의 억장 무너지는 심정을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와중에 그로인해 또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누구가 신고를 했다는 소문 때문에 마음의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어느 동일업체에서 그 곳이 장사가 잘되니까 신고를 했다느니, 빌린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신고를 했다느니, 아마 그 사람과 감정이 좋지 않은 누가 신고했다느니 하는 그러한 소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남편이 잡혀가면 별거를 하고 있는 아내가 신고를 했다느니 하는 소문들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민국에서 누가 신고했다라고 출처를 밝혀 주면 좋으련만 이민국에서는 절대 그 출처를 밝히지 않으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처럼 애매하게 헛소문에 휩싸인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마음에 상처를 받습니다. 버선 짝처럼 뒤집어서 보일 수만 있다면 당장 뒤집어 보이련만 그도 저도 아니니 마음으로만 끙끙 앓고 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몇 해 전에 어느 부부가 낚시를 갔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내가 그만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내를 잃은 남편의 심정이야 이루 말로 헤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일부러 아내를 밀어서 죽게 했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래서 그랬을 거라는 소문까지 났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잃은 슬픔뿐만 아니라 아내를 죽인 남편이라는 헛소문까지도 마음에 품고 살아야 했습니다.


    2000년 동안이나 헛소문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유대인들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은 혹시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가지고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덤 앞에 큰 돌을 굴려 놓고 군인들로 하여금 지키게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친히 돌을 굴리시고 세상에 부활의 소식을 전하여 주셨습니다.


    그런데 종교 지도자들에게 아주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말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그들은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못 박았다는 책임을 면할 길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생각해 낸 것이 무덤을 지킨 군병들에게 돈을 주고 그의 제자들이 밤에 와서 자기들의 스승인 예수의 시체를 도적질하여 갔다라고 소문을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무덤을 잘 지키지 못한 책임을 져야하는 군병들도 그들의 말에 동조하여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가져갔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은 지금까지 그 헛소문을 진실인양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군병들이 돈을 받고 가르친 대로 하였으니 이 말이 오늘날까지 유대인 가운데 두루 퍼지니라” (마28:15)  

 

    우리나라 속담에 “귀 소문 말고 눈 소문 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귀로 듣고 소문내지 말고 눈으로 보고 소문 하라는 말이니 실지로 보고 확인한 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가져갔다는 헛소문만 듣고 귀 소문만 낸 유대인들은 아직까지 메시아를 기다리지만 예수의 부활을 눈으로 보고 체험을 하여 눈 소문을 낸 전 세계에 퍼져있는 예수의 증인들은 재림 예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귀 소문만 듣고 주님을 믿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눈 소문으로 내가 만난 부활의 주님을 믿고 있는 것인지 나 자신을 돌아봅시다. 기쁨과 슬픔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선포하고 기념하여 그리스도의 신앙적인 자세를 가다듬는 이번 사순절 기간에 심도 있게 나 자신을 성찰해 봅시다. 지금 나는 남의 신앙을 귀로만 듣고 주님을 믿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남의 주님이 아닌 나의 주님을 믿고 있는가?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부르짖는 욥의 고백이 이번 사순절 기간에 우리의 고백이 되어지기를 소원해봅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욥42:5)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칼  럼  필  자

김해찬목사

호주 시드니 하나교회

hanachurchmok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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