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9. 13:10ㆍ좋은 글, 이야기
십계명의 재해석 ;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 중 여덟 번째 계명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1979년도에 장로회신학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입니다. 그 당시는 독재에 대한 수 많은 데모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루는 채플실에서 경건회를 마치고 나오는데 작업복을 입은 어린 여자 근로자들이 데모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그들은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그들은 70년대 당시 한국의 경제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장에서 일을 하던 아가씨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데모하는 것에만 눈에 익숙해 있었는데 의외의 데모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 여자들의 구호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들의 구호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자신들의 돈을 도둑질한 ***장로는 회개하라.”
나는 호기심을 가지며 그들이 나눠 준 전단지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 종이에 나눠 준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자신들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주일도 없이 칠 일 동안 꼬박 일을 하는데 사장이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고 떼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장인 사람은 자신들의 도적질 한 돈으로 교회에 십일조 내고 헌금하고 선한 일을 한다고 자랑하고 또 회사는 기독교의 정신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사회에 큰 소리 친다는 것입니다. 과연 자신들에게 주어야 할 월급을 도적질해서 그것을 하나님께 바치면 하나님께서 그 돈을 기뻐 받으시겠냐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사정을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들이 생각해 낸 것이 신학교에 가서 자신들의 사연을 하소연하면 뭔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 신학교로 달려 온 것입니다. 그 뒤 그 가날픈 여 근로자들이 부르짖었던 문제들이 잘 해결되었는지는 알길 없지만 나는 그 때 하나님께서 주신 도적질하지 말라는 계명의 의미를 마음 판에 잘 새겨 놓았습니다.
“도적질하지 말라.” 이 말의 의미를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말은 남의 소유를 주인의 동의 없이 자기 소유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남의 소유를 허락도 없이 취하지 않으면 결코 도적질 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도 어린 여자 근로자들이 데모하는 모습을 보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도 자신 있게 도적질한 적이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데모하는 것을 본 후에 나는 도적질하지 말라는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남에게 정당하게 주어야 할 것을 주지 않고 자신이 가로채면 그것은 도적질입니다. 남에게로부터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도 도적질입니다. 남의 물건을 빌린 후 돌려 주지 않으면 그것도 도적질입니다. 근무 시간에 일하지 않고 사적인 이유로 그 시간을 허비한다면 그것도 도적질입니다. 구매자가 요구하는 물건에 돈을 추가해서 받는 바가지 요금도 사실은 도적질에 해당됩니다. 종업원이 그의 주인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사업이 아니라고 하여 손님에게 친절히 행하지 않아 손님의 발길을 끊어 놓고도 아무 거리낌 없이 월급을 받아 간다면 그것도 도적질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것을 훔친 것도 도적질입니다. 하나님의 것을 나의 것 인양 나의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가장 큰 죄악입니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코리아 타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약속 시간에 몇 십 분 지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도적질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늦음으로 여러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도적질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늦게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 사람은 마치 남의 것을 훔쳐놓고 그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여리고에 삭개오라는 부자 세리장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여리고로 들어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예수님이 어떠한 분인가 보고 싶어 예수님을 찾아 갑니다. 그러나 삭개오는 키가 작은 사람이라 많은 사람들 사이에 계시는 예수님을 볼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삭개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길목에 있는 뽕나무에 올라갑니다. 예수님께서 그곳을 지나가시다 삭개오를 보시며 속히 내려 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에 감격한 삭개오는 급히 내려와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모십니다.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모신 삭개오는 서서 예수님께 자신의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고, 그리고 자신이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4배를 갚겠다고 말합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는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는 축복의 선언을 하십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아주 많이 들어 왔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삭개오의 무엇을 보시고 구원이라는 큰 축복을 이 집에 내려 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삭개오는 예수님 앞에서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4배를 갚겠다고 한 것은 율법에 근거한 것입니다. 율법에 부정으로 취한 것을 돌려 줄 때는 1/5을 덧붙여 상환하라(민5:7)고 했고 도적질한 자는 그 물건에 4배의 보상을 치르도록 하라(출22:1)고 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삭개오가 자신의 행한 모든 잘못된 행위를 도적질로 간주하고 그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결단력이 있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그 집에 구원이라는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그 당시 삭개오가 행한 일들이 도적질에 해당되어 형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세리는 ‘허가된 도둑’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남의 이권에 개입했고 부당한 이득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삭개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이 행한 행동들이 도적질에 해당된다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삭개오에게 도적질하지 말라는 계명을 바르게 해석해 주셨을 것입니다. 삭개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불법적인 도적질만 도적질로 본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한 부당한 행위 모두에 대해 도적질로 본 것입니다. 그리고 삭개오는 자신이 행한 잘못에 대해 즉각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행동을 보여 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회개에 대한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도적질하지 말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의미를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행한 도적질에 대한 회개와 그리고 그에 합당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할 것입니다. 삭개오처럼 말입니다.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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