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하나? 죽어야 하나?

2005. 6. 15. 10:15신앙간증




아버지의 연쇄부도, 도피생활, 빚쟁이들에 의한 갖은 수모와 가난과의 사투 이와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난 강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 주저앉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피곤하고 힘들어도 버텨왔던 터였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아르바이트 끝나고 저녁 10시가 지난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오니 동생은 야간학습이 있어 학교에서 아직 오지 않았고 어머니 혼자 방안에 계셨습니다.

별일 없다는 듯이 방으로 들어가는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내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소주 2병이 어머니 앞에 놓여있고 수면제처럼 보이는 약병이 있었고, 어머니는 홀로 흐느껴 울고 계셨습니다.

벌써 몇잔 하셨나 봅니다.

나처럼 술을 전혀 못하시는 어머니인데 뺨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리며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채로 울고 계셨습니다.

내가 어렵고 힘들어서 지쳐갈때에도 "이렇게 가난한대 신학을 해서 무엇하나?"

"돈이나 벌지. 그냥 신학 공부를 포기할까?"

체험이 없던 내가 "하나님이 어디있어" 하며 하나님을 등지고 교회를 버리고 수차레 신앙마저 포기하려고 할 때에도 오히려 나를 붙들어주시고 기도해주시던 그렇게 흔들림없이 강인하시던 어머니셨는데 수년간의 가난과 고통이 이런 어머니에게도 참아낼 인내의 한계를 보인 듯 싶었습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같이 죽자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한영아 이대로 살면 뭣하냐"

"그냥 약 먹고 죽어 버리자"

어머니의 입에서 쏟아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한없이 약해지신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까부터 혼자 "죽어야 하나?" "살아야 하나?" 생사를 놓고 고독한 마음의 씨름을 하시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어머니는 교회에서 흔히 말하는 능력받은 분이십니다.

신유은사와 예언은사를 크게 받으신 기도의 능력자입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병원에서 불치병 판정을 받거나 몇 달 안 남았다고 하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러 사람들이 기도받고 몸 속에 있던 암 덩어리를 쏟아내며 병 치유되는 경험을 나 또한 옆에서 많이 지켜 보았습니다.

어머니는 수많은 환자들이 기도를 받으러 왔어도 돈을 한푼도 받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치유하신 것이기에 어머니 당신은 주님의 도구로 쓰임받은 것이기에 당연히 할 일만 하셨다는 것이지요.

하나님으로부터 은사받은 어머니의 기도를 받고 망했다가 사업이 다시 일어난 사람, 죽을병 들었다가 살아난 사람이 부지기수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부어주신 은혜로 그런 놀라운 능력을 행하시는 어머니셨지만 우리 가족에게 당한 고난을 어찌 해볼 도리는 없었습니다.

수억원 빚더미의 끔찍스런 가난은 어머니의 그 큰 은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고 아무 것도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돈의 유혹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그 많은 돈의 유혹을 이 악물고 지금까지 잘 이겨왔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어떤 기도원 내지는 소위 능력받았다 하는 사람이 안수기도 해주기전 약정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받고 사람을 치유하거나 병이 치유되면 얼마의 돈을 요구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지 않습니까?

어머니는 가난과 배고픔속에서 아둥바둥 삶을 견뎌내며 살아가는 두 아들과 딸을 보며 그런 돈의 유혹들을 못 이길 정도로 마음이 괴로우셨던 것입니다.

며칠전 자신은 서울의 내노라하는 무슨 큰 종합병원 병원장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치유못할 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물어 물어 어머니에게까지 찾아와서 거래를 하자고 했답니다.

일단 기도를 해주면 선불로 현금 4000만원을 주고, 병이 호전되고 다 나으면 수고료로 1억원을 더주겠다고 제의를 했다고 합니다.

수백억원 이상되는 병원과 재산을 가진 그에게는 별것아닌 작은 돈이었으나 우리에게는 아니 어머니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었습니다.

그 돈이면 자식들이 생고생하는 일을 한번에 끝낼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어머니가 그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그 병원장을 위해 신유 기도 하시는 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녀도 아니었고 이런 계기로 하나님을 믿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자신이 종합병원장인데도 첨단 의학으로 해결 못하고 치유 못할 자기 병만 나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아닌 돈으로 말이지요.

하나님 신앙 제일주의로 살아오신 어머니인데 이런 분에게 더군다나 돈을 받는 것은 좋다 싫다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당연히 안되는 일이지요.

돈에 관한 한 너무 깨끗한 어머니였지만 자식들을 바라보면서 그 마음이 몹시 흔들리셨다고 합니다.

눈 질끈 감고 이번 한번만 돈을 받으면 어떨까? 수백번 수천번 갈등 하셨다고 합니다.

"하나님도 이번만은 이해해 주실꺼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셨나 봅니다.

가난 앞에서 자식들의 고생 앞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신유능력을 돈과 거래하려고 하는 자신의 처한 현실이 못내 견디기 힘드셨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렇게도 강하디 강한 어머니가 소주 두병에 수면제 갖다놓고 죽을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제가 그때 어머니에게 말했지요.

"하나님이 주신 어머니의 그런 능력을 돈으로 받고 살았다면 우린 진작에 부자가 되었을 것이에요",

"이런 빚더미 가난도 없고 좋은 집에 아무 걱정없이 떵떵거리며 살수 있었겠지요"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그렇게 편하게 배부르게 살수 있을지는 몰라요"

"하지만 훗날 죽어서 저 뜨겁고도 뜨거운 지옥에 난 가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도 그렇게 되길 원하셔요"

"아무리 배고프고 가난하고 힘들고 죽고싶은 고통이 있어도 참아 내자구요"

"조금만 더 인내하고 기다려 보자구요"

"하나님 향한 신앙을 그깟 돈과 바꿀 수는 없지 않아요."

"돈 몇푼에 하나님을 배신하고 팔아먹을 수는 없어요."

하며 나도 울먹이며 어머니에게 호소를 했습니다.

그래서 지쳐만 가는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다고 포기할 수 없다고 함께 부여잡고 엉엉 울며 그 지독한 서러움의 밤을 지새운 기억이 생생 합니다.

"그래 그렇지"

"니 말이 백번 맞다"

"지금 너무 힘들다고 신앙을 져버릴순 없지"

그렇게 어머니와 둘이서 흔들리는 마음 다잡으며 위로하며 서로 끌어안고 대성통곡 가슴 속 시원해지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돈의 유혹을 단호히 뿌리칠 수 있었고

"죽어야 하나?"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마음의 씨름은 "그래도 살아야 한다"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 글을 읽으며 여러가지 인생의 이유로 죽어야 하나? 살아야 하나? 고민하시는 여러분 혹여 계십니까? 살아계신 하나님이 계시기에 꼭 살아야 합니다.

살아야 내일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신앙이 있다면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

쥐구멍에도 해뜰 날이 있고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고 업신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세상에나 이럴수가" 스스로 얼굴 가리고 부끄러워하며 뒤로 놀라 깜짝 놀라 자빠뜨릴 여러분의 멋진 인생이 주님 손안에 예비되어 있음을 믿으시고 힘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