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혜자씨, 30년 골초 금연

2005. 7. 26. 10:28신앙간증

탤런트 김혜자씨, 30년 골초 금연

"딸 새벽기도 덕일까...기적같은 금연"

탤런트 김혜자씨, 첫임신때 입덧없애려 접한후 30년 골초

내가 담배에 처음 손을 댄 것은 스물 셋, 첫 임신 때였다.
음식은커녕 물 한 모금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입덧이 심했다.
보다 못한 남편이 “담배를 피워보면 좀 괜찮아 진다더라”
며 권했다. 임신한 몸에 담배라니! 그래도 너무 고통스러워
조금씩 피우며 울렁거림을 달랬다.
입덧이 끝난 뒤 멀리 했던 담배가 다시 생각난 것은
출산 후 몇 달이 지나서였다.
가족 몰래 화장실에서 조금씩 피우던 게 어느새 습관이 돼 버렸다.
그 후 30여년 간 나는 담배의 힘으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한 잔과 함께 담배 한 대를
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집에서나 방송국에서나 늘 내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었다.
대본 연습이나 촬영을 할 때 잘 되면 기분이 좋아서,
안 되면 속이 상해서 담배를 피우고 또 피웠다.
오죽했으면 연예인 ‘체인 스모커’를 뽑을 때 늘
1위를 차지하곤 했을까.

나는 흡연가라기 보다는 애연가였다. 담배를 물었다
하면 필터만 남을 때까지 피웠고, 폐 속 깊숙이 연기를
빨아 들이며 참 맛있게 피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담배만은 포기할 수 없어서
교회에 갈 때마다 “
하나님, 이것만은 좀 봐주세요”라고 기도하곤 했다.

그런 내게 ‘사건’이 일어난 것은 6년 전 이맘때였다.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 담배부터 피워 물었는데,
이제껏 피던 그 맛이 아니었다.
깜짝 놀라 껐다가 다시 불을 붙이기를 거듭했지만
쓰고 역겨운 맛뿐이었다.
그날 밤 미국 사는 딸이 전화를 했길래
“고은아, 정말 이상하다, 담배 맛이 싫어졌다”고 말했더니
딸이 갑자기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하나님이 아름답게 지어주신 몸을 담배 따위로 더렵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하나님에게 기도했는데,
이렇게 빨리 들어주실 줄 몰랐어.”
저 날 때부터 담배를 피워 온 엄마에게 차마 끊으라는
말은 못하고 무려 백일 동안 남편에게 아이 맡기고
새벽기도를 다녔다는 딸 아이의 말을 듣고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날로 담배와의 길고 긴 인연이 끊겼다.

다행히도 금단 현상이 전혀 없었다.
누가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워도 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군것질이 늘어 살이 찐다든가 하는 부작용도 없었다.

담배를 끊고 가장 좋은 것은, 나를 구속했던 그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느낌 그 자체이다.
늘 따라다니던 만성 두통도 씻은 듯 사라졌다.
피부도 몰라보게 좋아져 나이를 감추려고 두껍게
화장할 필요도 없어졌다.
요즘도 목욕탕에 가면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피부가 고우냐”고 부러워한다.

사실 남들에게 담배 끊은 사연을 얘기하면 잘 믿질 않는다.
누구는 “보기보다 독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30여년간 단 한번도 끊어야겠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내가 거짓말처럼 한 순간에 금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딸의 기도를 들어준 하나님의 힘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요즘 젊은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쁜 걸 알면서도 혼자 힘으로는 끊기 힘든 게 담배다.
그들의 가족 중에 기독교인이 있다면 사랑하는 아들,
딸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라고 권하고 싶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보다 더 큰 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