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끝까지 믿음으로

2009. 1. 7. 13:10신앙간증

남편이 일자리를 잃은지 백 일이 다 되었고, 함께 예배를 드린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살림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내일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고 해결의 실마리는 찾을 수

없는데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함이 엄습해 왔다.

날마다 둘이서 손을 맞잡고 주님 앞에 우리의 형편과 처지를 놓고 도우심을 구하고는 있었지만

믿음이 부족한 나로서는 염려와 걱정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있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남편을 닦달하게 되고 때로는 힘든 말로 구박 아닌 구박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나에게 미안해 하면서,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기도하고 있으니 반드시

주님께서 좋은 소식을 주실 것이라고 기다려보자고 했었다.

 

화를 내거나 좌절하는 모습이 아닌, 오히려 더 큰 믿음의 말을 해주는 남편이 고마우면서도

내 풀에 지친 나는 그런 남편이 마냥 태평한 것 같고 대책도 없이 말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울컥 화가 치밀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당장이 급하고 초조했던 나는 이 불경기에 무슨 일이든지 찾아서 하고, 아쉬운 대로 얼마라도

벌어 왔으면 하는 마음도 생겼었다.

하지만 남편은 주님이 주시는 일을 원했고 주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곧 좋은 소식을 주실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말만 되풀이 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남편에게 화가나고 시간만 허비하는 것 같아 실망스러움이 앞섰겠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남편이 그럴 때마다 나의 믿음 부족함을 회개하게 되고, 다시 한 번 더

주님 앞에 엎드리게 되었다.

 

같이 찬양을 하고, 말씀을 읽고 나누면서 깨닫게 되는 바가 많았고,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기도

하면서 한 마음이 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써 우리는 어려운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을 수

있었고,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으로 대할 수 있었기에 정말 감사했다.

주님은 그런 우리를 내버려 두시지만은 않으셨다.

때에 따라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하시고 많은 것으로 채워 주셨다.

그저 막연히 주님이 함께 하신다...가 아니라 삶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부족함 없이

공급해 주시고 그런 도우심으로 우리가 힘을 잃지 않고 살 용기를 더하여 주셨다.

그런 도움을 통해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시는 듯해서 감사할 뿐이었고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보여주시는 그 사랑에 눈물로 엎드릴 따름이었다.

 

나는 약하고 나는 부족하여서 넘어지고 쓰러져도 주님은 결코 그런 법이 없으시다.

나는 수백 수천 번도 더 포기하고 절망하지만 주님은 주님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향하신

그 사랑도 포기하시는 일이 없으신 분이다.

그런 주님께 끝까지 믿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나자신이 부끄럽고 죄송할 뿐이다.

살면서 수도 없이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우리지만 우리가 깨닫고 다시 돌아설 때마다

주님은 괜찮다고 고개 끄덕여 주시고 우리를 그 품에 안아 주신다.

한없는 주님의 사랑 앞에 얼굴을 들지 못하고 나아가지만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어 행복하다.

나는 절대로 주님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결심하는 교만을 날마다 행하면서도

정작 내가 여전히 주님께 매여 있을 수 있음이 주님이 나를 붙들어 주셔서임을 깨닫는다.

 

12월 31일, 마침내 2008년의 마지막이 되었다.

매일 같이 오늘은...하면서 기대하고, 기도하면서 기다렸지만 그냥 지나간 날들이 얼마였던가.

아, 오늘도...하면서 실망하고 다시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를 마감했던 것이 또 얼마였던가.

마침내 한 해의 끝날이 되고 결국은 이렇게 이 한 해가 가는구나 마음으로 체념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은 난데없이 이력서를 내고 오겠다고 오후 늦게 집을 나섰다.

간다고 했던 곳이 한 시간이면 충분히 가고 올 거리였건만 어찌된 일인지 두 시간이 지나도록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력서만 낸다고 옷도 그냥 평상시처럼 점퍼 차림으로 나갔는데 왜 어두워지도록 오지 않는지

걱정이 되면서도 선뜻 전화를 할 수 없었다.

이력서를 들고 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기도했었다.

 

해가 지고 컴컴한데 그제서야 남편이 돌아왔다.

이력서만 내고 온 줄 알고 왜 이제 오느냐고 했더니 면접까지 보고 왔다는 것이었다.

사장님과 직접 면접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남편의 인상이 좋고 조금 나이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언제부터 일할 수 있느냐,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냐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일할 수 있고

일만 할 수 있으면 학교는 상관없다고 했더니, 보름 후 부터 일하러 오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남편이 농담하는 줄 알았다.

하도 거절을 당하고 어렵다는 소리만 들어서, 그리고 때가 때이니 만큼 그냥 해보는 소리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일이 될려니 너무 수월하게 되는 듯했다. 이력서 내러 갔다가 면접까지 보고 채용 소식까지

듣게 되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할렐루야!! 주님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걱정하시던 부모님 생각이 제일 먼저 났는지 남편이 아버님께 먼저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나도 엄마께 전화해서 이 소식을 알렸다. 다들 너무나 기뻐하셨다.

오늘 아침 다시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러 전화를 드렸다.

하루 사이에, 동생 말마따나 곽여사, 목소리가 달라졌다!고 할 만큼 힘이 실리고 밝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ㅎㅎㅎ

아침 밥 먹고 우리 부부는 습관<?>을 좇아 함께 예배를 드렸다.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넘치는 예배를 드리고 주신 일에 대해 인도하심을 구했다.

보름이라는 시간적 말미를 주신 데에는 그 일을 두고 주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고 기도하라는

뜻이라 여겨진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 이르도록 아무 소식이 없고 성과가 없다고 우리가 미리 체념하고 더 이상

주님 앞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이 기쁨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일년의 마지막 날에 누가 이력서를 내고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 생각을 했을 것인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이루어진 이 일을 두고 어떻게 주님의 은혜라 말하지 않겠는가.

우리를 기다리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하시는 주님께 우리도 끝까지 믿음으로 보답해

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하는 것임을 그래야 결과가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

남편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함으로써 우리가 누린 평안과 마지막 날에 큰 선물을 받고서

남편은 기도의 힘과 주님의 사랑을 아울러 깨달은 듯하다.

오늘 아침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다니엘서를 마치고 다시 창세기 1장으로 돌아갔다.

매일 한 장을 읽고 묵상하며 마지막 장까지 함께 기도하고 예배 드리기로 했다.

우리가 끝까지 함께 할 때에 신앙은 우리의 생활이 되어 자연스럽게 행해질 것이라 믿는다.

여지껏 성경을 한 번도 끝까지 읽어 보지 못한 남편, 아직도 말씀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태 신앙인인 남편을 주님은 주님의 방법으로 훈련을 시키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이 한 해를 시작한다.

 

출처 : zzing0914님의 플래닛입니다.
글쓴이 : mij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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