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받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

2007. 1. 18. 09:55신앙간증

 

 

  

 

“배 경렬씨! 배 경렬씨! 눈 좀 떠 보세요! 배 경렬씨!”

간호사가 내 인생의 마지막 선을 밟고 있는 나를 돌려 세우려는 듯

다급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1999

년 3월 9일, 그날은 내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온 날이었다.

1996년 5월,

회사에서 실시한 신체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찾은 병원에서

나는 간단하게 간경화진단을 받았다.

그것은 최악의 결과였다.

집안의 기둥이던 형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나는 걸,

고통 속에서 허덕이다 떠나는 것을 똑똑히 지켜 본 나로선

그저 절망스러울 뿐이었다.


12남매중 11번째로 태어 난 내 삶은 평탄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내 손으로 직접 학비를 마련해야 할 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랐다.

그러나 그처럼 힘든 삶 속에서도 내가 놓지 않은 것은 하나님이었다.

집안 식구들 어느 누구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없었으나

내가 힘겨울 때마다 매달릴 수 있었던 하나님은

내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하나님이 내 삶의 전부를 거두어 가려하고 있었다.

남들처럼 겨우 가정을 꾸리고

작은 일에도 까르르 잘도 웃는 아이들과 착한 아내에게서

하나님은 나를 떼어내려 하고 계셨다.

안된다고 아무리 도리질해도 하나님은 나를 외면하고 계셨고

그런 하나님을 차츰 나도 외면하기 시작했다.


 

‘저는 간경화 환자입니다.

쓰러진 저를 발견하시면 큰 병원으로 옮겨 주세요!’

그 즈음의 나는 회사서든 집에서든

툭하면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 갔고,

그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일이었기에

어디를 가든 명찰에 문구를 적어 목걸이로 만들어 걸고 다녔다.

그렇듯 내가 우여곡절 끝에 아내와 함께

광주의 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올 때까지만 해도

나는 산목숨이 아니었다. 내 목숨 줄은 이미 다 타버리고

겨우 불씨만 남겨둔 상태였고

살아야한다는 의지도 차츰 상실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일이면 당장 꺼질지도 모를 목숨이었는데도

서울아산병원에서의 나는 이상스레 어떤 믿음 같은 것이 있었다.

차츰 지쳐가는 내 모습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살수 있다는 희망,

다시 살아 날거라는 희망은

나 모르게 찾아 든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그때는 진정 몰랐다.


내가 잘못 살아 온 탓에,

간이식만이 살길이었던 내게 형제가 많긴 했으나

누구하나 선뜻 자신의 배를 갈라 간을 나누어 주겠다는 형제가 없었다.

1998년 8월, 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뇌사자가 발생하여 조건이 맞으니 이식을 하겠느냐고 물어왔다.

적어도 그건 내게 행운이었다. 하지만 나는 간단하게 거부했다.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으니 미안하다고

이번엔 다른 환자분께 이식을 해 드리라고 하곤

전화를 끊을 땐 가슴이 찢어지다 못해 피멍이 들었다.

돈이 문제였다.

막상 그렇게도 간절히 원하던 간을 얻었으나 수술비가 모자랐다.

때는 IMF 시기라 금리가 25%나 되던때였으므로

나는 어떻게든 그나마 가지고 있는 돈이 시간이 흘러 부풀려지길 바랐는데

시간은 짧았고 이식 기회는 그보다 미리 내게 주어져 버렸다.

그날, 아내와 나는 서로 끌어안고 서럽게 서럽게 펑펑 울었다.

그러나 좋은 기회를 수술비 때문에 날려 버리고 만 내게

하나님의 깊고 깊은 섭리는 다시 한번 내게 행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조카가 내게 간을 제공해 주겠다고 나섰고

마침내 나는 수술을 하게 되었다.

거기까지 가는 동안에도 나는

내가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던 하나님이

나를 주관하고 계시다는 것을 우둔하게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침내,

세계적인 간이식 권위자인 이 승규 선생님으로부터 이식 수술을 받던 날,

나는 아내의 손을 꼭 잡은 채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향했다.

아내의 온기는 따뜻했다.

수술실 앞에서 아내의 손을 놓는 순간

나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아내의 온기가 내 손에서 새어 나갈까봐

손가락을 오므리고 주먹을 꼭 쥐었다.

나, 이대로 살아 나가지 못한다 해도

당신이 내게 보여 준 사랑만큼은 가져 갈 거야…

피멍 들도록 입술을 꼭 깨물었다.


“배 경렬씨! 배 경렬씨! 눈 좀 떠 보세요! 배 경렬씨!”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에

겨우 눈을 뜬 내 눈에서는 눈물부터 왈칵 쏟아졌다.

그러나 다시 살아났다는 기쁨,

다시 살아나서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게 될 거라는 기쁨도 잠시

묶여있는 사지와 기저귀가 채워지고 붕대로 친친 동여매진 몸,

머리맡에 스무 개도 넘게 걸린 링거를 보는 순간

다시 절망으로 빠져 들었다.

도무지 내가 생각해도 이건 다시 숨쉴 몸이 아니라

그저 억지로 숨쉬고 있는 어떤 물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게도 시간은 어김없이 지나가 주었고

다른 여느 환자들처럼 한달이면 퇴원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퇴원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헛배가부르고

구토로인해 음식물은 입에도 못 댔으며,

혈소판의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가 하면

비장이 커져 혈관조영술로 비장의 문맥혈관까지 묶어야 하는 등

내가 꿈꾸던 새로운 삶은 자꾸만 지체되고 있었다.

상태가 나빠 하루에도 백여만 원씩이나 되는 약물들을 투여해야 할 때면,

링거에서 뚝뚝 떨어져 내 몸 안으로 타고 들어가는 링거액을 보며

‘저게 다 돈인데, 저게 다 빚인데….’ 싶어서

조금만이라도 더 작은 방울로,

천천히 링거액이 몸 안으로 들어가길 바라는 내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나는

다시 절망 속으로 빠져 들기 시작했고 때는 꽃피는 유월이었다.

운동이라도 많이 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언제나 들르든 건물 7층의 정원에서 나는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평소엔 늘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 저쪽에

그날따라 젖혀진 커튼 사이로 보이는

백혈병 환자들을 보자 정신이 확 들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

앞으로도 살아날 희망이 없는 사람들,

이 유월의 아름다운 꽃향기도 신선한 공기도 맡아볼 수 없는

그들에 비해 나는 차라리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들이

확 몸으로 다가왔고 나는 진심으로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는 소리가

폐부 깊숙이에서 치밀어 올라 왔다.

그날 저녁,

병원 예배에서 내가 올리는 기도는

눈물과 참회와 감사로 범벅이 되었고

수건 한 장이 모자랄 정도로 펑펑 울고도 여전히 눈물은 계속 쏟아졌다.

그 날 이후로 내 몸에선 찬양이 저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잠겨있었으나

내 폐부 깊은 곳에서 시작된 찬양은 끝도 없이 퍼 올려졌고

그때부터 나는 차츰 내 몸을 관통하고 있던

링거 줄을 하나씩 떼어냈고 새로운 삶을 맞이 할 수 있었다.


수술을 하고 6개월쯤 지난 후에야

나는 퇴원을 할 수 있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도구로 선택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한달이면 퇴원하는 다른 환자들에 비해

몇 배나 오래 병원에 머무르게 하는 동안

하나님은 나를 통해 나와 같은 이식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던

병원비를 보험으로 해결 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국민연금장애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끔 만들게도 해 주시는 등,

나를 통해 하나님은 당신을 능력을 맘껏 뽐내 주셨다.


그뿐만 아니라 병원비로 모두 탕진하다시피 한 어려운 가계 앞에서

하나님은 나를 건져내 주셨다.

하나님께 덤으로 받은 선물,

덤으로 사는 내 인생이었지만

짜여진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한 직장 생활은 내게 무리였다.

때문에 비교적 행동이 자유로운 외국계 보험회사인

AIG 생명에 적을 두기 시작하고부터

내 삶에서 다시 한번 하나님의 섭리가 빛나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장기이식모임의 환자들은

내가 부탁도 하기 전에 전화를 걸어와

도울 일이 없느냐며 먼저 컨설팅을 의뢰했고

내 실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지기 시작 했다.


하나님께 덤으로 얻은 삶,

덤으로 얻은 선물의 삶이 마침내 더 화려하게 꽃피는 순간이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나,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비로소 몸을 틀어 돌아 온 나….

나는 나를 새로 지으신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에,

앞으로의 내 삶을 오직 하나님을 위하고 의지하며 살기로 작정했다.

무턱대고 실적만 올리기에 혈안이 되지 않았으며,

고객들에게 가장 알맞고

꼭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 몇날 며칠동안 분석하고 설계한 후에

고객에게 솔직하게 다가갔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그렇듯 죽음의 문턱에서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값진

목숨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받고 돌아 온 나는

내 절규와도 같았던 시절에서 건져 내 주신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찬양하기위해 음반을 제작하게 되었고

곧 선보이게 되는 일만 남았다.

음반의 판매 금액은 모두 희귀질환자들을 위해 쓰기로 맘 먹었고

나는 나처럼 고통속에서 살고 있을 그들에게

내 작은 성의가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 꿈이 되기를 바라고있다.

아울러 내 간절하던 시절의 마음을 담은 목소리,

하나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새로운 내 목소리를

듣는 이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내 몸에서 전해져 나가길 간절히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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